국무회의 참석 "종국적으론 유치원·어린이집 국가가 지원해야"
"선별이냐 보편이냐 따질 단계 아냐…시행중인 정책 안바꿔"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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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이밝음 기자 = 10년 전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사퇴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내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정부가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서울시는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시의회와 논의 하에 정확한 급식단가의 산출과 지원 재정부담 산정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유치원 무상급식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유치원 급식에 대해 "사립유치원이나 공립유치원의 경우 급식비 일부를 학부모가 부담함으로써 급식비를 현실화해 유아들의 급식 질을 높이고 있다"며 "무상급식을 추진한다면 그만큼 학부모님들의 경제적 부담이 덜어지고 유아들의 급식 질도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또 "유치원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12개 시도가 앞으로 시행예정인 서울시의 경우 어린이집 유아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무상급식 시행과 함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서울시 어린이집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말하는 1급식, 2간식에 해당하는 보육료에 포함된 비용이 만 0~2세는 1900원, 만 3~5세는 2500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자치구와 추가 재원 부담을 통해 평균 영아 약 2600원, 유아 약 3000원의 급간식비를 책정하고 있다.
오 시장은 "유치원의 무상급식 추진에 따른 재정 지원을 통한 급식 질 향상을 감안하면 어린이집은 여전히 역차별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하되 이에 상응해 어린이집의 급간식비 현실화를 통해 모든 어린이들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나서서 영유아의 연령별 영양과 식단을 고려한 적정한 급간식이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차별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하고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와 동시에 시도 등 지자체의 급간식비 예산부담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유치원 무상 급식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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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종료 후 서울시청으로 돌아온 오 시장은 브리핑을 열어 "전반적으로 제 제안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알렸다. 오 시장에 따르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기획재정부에서는 예산 계산법에 대한 약간의 입장차를 보였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추진이 '선별적 복지' 철학과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복지 정책의 종류가 굉장히 많아서 선별이냐 일괄이냐 보편이냐를 하나하나 따지는 것은 이제 의미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제 원칙이나 잣대를 들이대서 수정하거나 철회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더욱 완벽하고 균형 맞는 것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정도가 필요하지 원칙을 강조해서 뭔가 달리 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무상급식 범위를 어린이집까지 넓히고 급간식비 예산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초중고등학교 무상급식이 시행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뺄 이유가 없다"며 "오늘 아침에 서울시의회 의장에 전화해 제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고, 시의회와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은 "많은 사안의 경우 지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행하면 전국으로 파급되고 종국적으로 정부에서 통일된 기준을 설정하고 재정 지원에 이르게 된다"며 "이 사안도 대표적 사안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지자체마다 재정자립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린이집 급식비 현실화에 일부 지자체는 재원 문제로 나설 수 없거나 지체될 수 있다"며 "어린이집 급식비 현실화, 유치원 무상급식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나설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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