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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국제유가 '80불' 전망도…에너지공기업들 적자 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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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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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코로나19(COVID-19)의 터널에서 벗어나면서 지난해 적자를 냈던 한국전력 발전자회사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6월 이후 배럴당 40달러대 수준에서 움직이던 국제유가가 올들어 60달러대까지 뛰면서다.

특히 발전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전력시장 도매가격, 즉 SMP(계통한계가격)이 오르고 있다. 앞서 5개 발전자회사들은 올해 총 1조3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적자를 예상했는데, 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통합SMP 가격은 kWh(키로와트시) 당 76.35원였다. 지난해 11월(49.8원) 이후 약 53% 올랐다.

SMP는 석탄·LNG(액화천연가스)발전, 원자력발전 등 일반발전에 적용하는 전력가격이다. 소비자에 전력을 공급하는 한국전력이 발전소에서 전기를 구입할 때 지불하는 가격으로, 시장에서 거래된 전력 중 가장 비싼 가격으로 정해진다.

SMP는 석탄화력발전 등 기저발전을 주수익원으로 하는 발전공기업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한국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들은 통상 SMP가 50원대로 떨어지면 원료비만 건질 수 있고, 정비와 신규투자 등을 고려하면 80원대를 유지해야 흑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평균 SMP 가격이 kWh당 68.9원으로 전년대비 24.1% 하락하자 5개 발전자회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2019년 1414억94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지난해에는 441억6700만원 적자를 봤다. 한국남동발전도 326억900만원 흑자에서 1447억5400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한국서부발전은 859억3800만원 적자로 적자폭이 400억원 넘게 확대됐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도 적자폭은 줄었으나 각각 74억3700만원, 27억4800만원 적자를 봤다.

앞서 발전자회사들은 올해 총 1조3000억원(남동발전 3500억원, 중부발전 2633억원, 남부발전 2521억원, 동서발전 2460억원, 서부발전 2308억원 적자) 규모 적자를 볼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올해 SMP가 60원대 중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SMP가격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올해 1월 통합 SMP가격은 6개월만에 처음으로 70원을 넘었고 지난 3월에는 84.22원으로 높아졌다. 지난달에는 76.35원을 기록했다. 미세먼지 감축에 따라 LNG 발전 비중이 높아진 영향이 크나, 국제유가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통상 3~4개월 시차를 두고 SMP에 반영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62.92원까지 반등했다. 지난해 5월 30.47달러와 비교하면 두배 넘게 오른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럽여행 수요증가와 코로나19 백신접종 가속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국제유가 상승분이 모두 SMP에 반영된다고 하면 SMP가 2019년 수준인 9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 경기회복으로 전력사용량 또한 늘어난다면 발전공기업 실적에 도움이 된다.

소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한다면 SMP 가격에 3~4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돼 발전사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며 "다만 국제유가 흐름은 코로나19 상황과 지정학적 요인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석탄발전 상한제와 신재생발전 투자확대 등은 변수다. 석탄발전 상한제가 강화되면 발전자회사들은 상대적으로 발전비용이 높은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비중을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 신재생발전 투자확대도 이자비용을 늘려 단기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석유와 LNG를 판매하는 에너지 공기업들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공사는 지난해 2조4392억원 규모로 적자폭이 대폭 확대됐다. 가스공사도 2019년 582억6900만원 흑자에서 지난해 1606억8300만원 적자로 전환됐다. 국제유가 하락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따듯한 겨울 등 기후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국제유가와 함께 LNG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실적에도 도움이 된다. 가스공사 입장에선 지난해 말부터 전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탄소중립 선언도 호재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LNG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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