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서울시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이 보편지급보다 소비증대 효과 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3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 앞에 붙어 있는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일정 소득 이하 시민에게 지급한 ‘재난긴급생활비’의 한계소비 성향을 최대 76%라고 추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아 늘어난 소득의 50.8~76.3%만큼 소비를 더 늘렸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이 추정치를 놓고, 전 국민 보편지급 방식으로 지출한 정부 재난지원금보다 소득계층별 선별지급 방식으로 지출한 재난긴급생활비의 소비 증진 효과가 더 컸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3일 공개한 서울시복지재단의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성과평가 연구’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제한된 정보 하에서 추정한 (재난긴급생활비의) 한계소비 성향은 0.508~0.763이었다”라면서 “지급된 재난긴급생활비의 50.8~76.3%가 소비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라고 밝혔다. 한계소비 성향은 소득증가분 중 소비증가분의 비율을 말한다. 한계소비 성향이 더 높다는 건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증가 폭이 더 크다’는 이야기로, 재난긴급생활비처럼 소비 증대를 노린 지원금의 효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재난긴급생활비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위소득 100%(3인 가구 기준 387만원) 이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가구 규모에 따라 30만~50만원씩 지급한 서울시 지원금이다. 모두 159만 가구가 받았다.

경향신문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지원 기준과 금액.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성과평가 연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재난긴급생활비 신청자 연령·가구원수 등을 기록한 행정자료(200만명)와 설문조사(3만8000명), 2019~2020년 신한카드사 자료를 활용해 한계소비 성향을 계산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기 시작한 4월8일부터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전인 5월12일까지 36일 동안 1인당 카드 지출은 11.16만원 늘었다. 이 기간 수급자는 6만7595명이므로, 소비 증가액은 75억4360만원이다.

연구진은 소득증가액을 이 기간 서울시가 지출한 재난긴급생활비 총액 148억4712만원이라고 가정했다. 이 중 75억4360만원을 소비한 것이므로 한계소비 성향은 50.8%가 된다고 계산했다.

연구진은 그 이후인 5월12일부터 7월4일까지 포함하면 한계소비 성향은 76.3%가 된다고 산정했다. 5월12일은 정부가 전 국민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해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지원 대상자들이 중복으로 지원금을 받게 된 날이다.

경향신문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와 정부 재난지원금 지원 기간과 코로나19 확산 추세.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성과평가 연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재난긴급생활비 수급자 6만7595명의 카드 지출은 1인당 32.76만원이 늘어, 전체 소비증가액은 221억4412만원이다. 연구진은 이 중 3분의 2인 147억6274만원을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수급에 따른 소비증가액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시민이 재난긴급생활비만 받을 수 있었던 4월8일~5월11일 소비 증진 효과가 11.7%, 정부 재난지원금과 중복으로 수령할 수 있었던 5월12일~7월4일 소비 증대 효과가 19.6%이므로 재난긴급생활비 수급에 따른 소비증가 효과를 3분의 2로 추정한 것이다.

결국 4월8일부터 7월4일까지 재난긴급생활비 수급에 따른 소비증가액은 223억635만원, 서울시가 이 기간 지출한 재난긴급생활비 총액은 292억3642만원이므로 한계소비 성향은 76.3%라는 게 연구진의 계산법이다. 7월4일까지 지원금 90% 이상이 지출됐으므로, 그 이후의 지원금 영향을 분석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봤다.

연구진은 이 연구의 한계점도 설명했다. 이들은 “한계소비 성향을 산출하기 위한 수혜자의 소득 변화를 추정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면서 “재난긴급생활비와 국가(정부)재난지원금이 일부 기간 중첩적으로 지출돼 이를 명확히 분리해내기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모든 국민에게 지급했던 국가재난지원금의 한계소비 성향이 26.2~36.1%(한국개발연구원, 2020) 등 대체로 30%대로 보고된 것을 보면, 소득 하위계층에게 지급한 재난긴급생활비의 소비 증대 효과가 더 크다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 연구엔 서울시복지재단 문혜진 연구위원·양다연 위촉연구원과, 구인회(서울대)·김진석(서울여대)·손병돈(평택대)·우석진(명지대) 교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함선유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김진숙을 만나다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