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손정민씨 빈소. /사진=김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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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다 친구가 죽었으면, 직접 찾아와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한강에서 실종됐다 닷새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의 아버지 손현씨(50)는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친구 A씨와 그의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한 데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버지 손씨는 3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정민씨 빈소에서 기자와 만나 "만약 친구가 자기 부모와 통화를 했던 (새벽) 3시30분쯤 내게 연락을 하기만 했어도 정민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5시가 넘어도 나와 아내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데에 대한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일 차려진 정민씨의 빈소를 아직 찾지 않았다고 한다.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밤 11시쯤 한강공원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현장에서 잠든 뒤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이튿날 새벽 3시30분쯤 자신의 부모와 한 통화에서 정민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친구는 부모와 통화 후 다시 잠들었고, 1시간 뒤 일어나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다. 일어났을 당시 정민씨는 자리에 없었고, 친구는 정민씨가 먼저 집에 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손씨는 "상식적으로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면 직접 부모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왜 바로 전화를 하지 않은 건지, 당시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다고 말하는데 적어도 (A씨의) 부모님이 연락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전 4시30분쯤 반포나들목 CCTV에서 A씨가 공원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정민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A씨가 정민씨의 부모와 통화한 오전 3시30분부터 4시30분 사이가 실종 시점으로 판단한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한밤중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잠들었던 대학생 손 씨가 실종된 지 엿새째인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1.4.3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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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에 생긴 상처 중요하지 않아...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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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씨의 부모는 새벽부터 찾으러 다녔다. 정민씨의 휴대전화는 친구가 갖고 있었다. A씨는 자신이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바뀐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고 한다. 없어진 A씨의 휴대전화로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손씨는 "물길에 생긴 상처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어떻게 물에 들어가게 됐는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친구의 증언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도 털어놨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육안 감식 결과 정민씨의 시신 왼쪽 귀 뒷부분에는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있었다. 부검 결과는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진행했던 최면 요법 당시 A씨 쪽이 변호사를 데리고 나타난 데에 대해서도 손씨는 황당하다고 밝혔다.
손씨와의 통화에서 A씨의 아버지가 A씨의 신발을 버렸다고 말한 데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손씨는 "보통 사람이라면 아내에게 물어보겠다"며 "확인해보겠다고 말할텐데, 0.5초도 안 돼 버렸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더러워서 버렸다고도 말을 하는데, 직접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인근을 가봤을 때 진흙이 묻을 곳이 없었다"고 했다.
손씨는 힘 닿을 수 있는 데까지 아들 정민씨가 실종됐던 시간 있었던 일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손씨는 "변호사 선임도 생각하고 있고, 경찰의 수사를 거쳐 뭔가 나온다면 (A씨 측을 상대로) 재판까지 갈 생각도 있다"며 "민간 잠수사를 고용해 A씨의 핸드폰을 수색하는 방향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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