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격' 3시 30분~'실종 확인' 5시 30분이 관건
부친 "아들이 물에 왜 빠졌느냐가 밝혀져야" 촉구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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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에 대해 경찰이 증인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중심으로 실종 및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2일 경찰과 손씨 가족 등에 따르면 경찰이 실종 전후 손씨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확보한 영상자료는 △실종 전날인 지난달 24일 오후 11시 30분쯤 한강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손씨가 물건을 계산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다음날 오전 2시쯤 손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구 A씨와 함께 있는 장면을 찍어 올린 영상 △같은 날 오전 4시 30분쯤 친구 A씨가 혼자 공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긴 공원 CCTV 영상 등이다.
경찰과 손씨 가족은 실종 당일 손씨와 A씨를 한강공원에서 목격한 증인 3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손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손씨 부친은 "이들 3명의 공통된 진술은 당일 오전 3시 40분 이후 두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공원 자전거대여소에 설치된 CCTV에서 그날 오전 4시 30분쯤 남성 3명이 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들이 손씨 행적을 파악할 중요한 참고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사라진 A씨의 휴대폰은 또 다른 관심사다. A씨는 손씨 실종 당일 오전 3시 30분쯤 본인 휴대폰으로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이후 손씨의 휴대폰을 소지하고 귀가했다. A씨 휴대폰은 실종 현장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달 30일 손씨가 실종 현장 인근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을 때 소지품에도 없었다.
이에 따라 실종 당일 오전 3시 30분부터 오전 5시 30분까지 2시간가량 손씨의 행적을 파악하는 것이 사인 규명의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전 3시 30분은 손씨가 다른 공원 방문객에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시점이고, 오전 5시 30분은 귀가했던 A씨가 부모와 함께 공원으로 돌아와 손씨가 실종된 사실을 파악한 시간이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유족 요청에 따라 손씨를 부검한 뒤 "시신의 왼쪽 귀 뒷부분에 찢어진 상처 2개가 확인됐는데, 이는 직접적 사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1차 소견을 구두로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구두 소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손씨의 상처는 물길에 부딪힌 상처일 확률이 높다"며 "최종 부검 결과까지는 2주가량 더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씨 부친은 "중요한 건 아들의 상처가 어디서 생겼는지가 아니라, 아들이 왜 물에 빠졌느냐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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