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의 최종라운드 경기장면. /KLPG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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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박현경(21, 한국토지신탁)이 국내 여자 프로 골프대회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KLPGA 챔피언십’에서 새 역사를 썼다. 무려 39년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박현경은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 CC(파72/6,532야드)에서 나흘간 펼쳐진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우승자로 2일 결정됐다. KLPGA 챔피언십은 올 시즌 KLPGA 투어 첫 번째 메이저대회로 총상금이 10억 원, 우승상금이 1억 8,000만 원에 달하는 대형 대회다.
박현경에게 이 대회는 더 각별하다. 작년 5월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42회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박현경은 여세를 몰아 7월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도 우승해 2승을 올린 바 있다.
그런 박현경이 2일 막을 내린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서 또 우승했다. 개인 통산 3승 중 2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도 우승상금이 2억 원이나 돼 상금으로만 보면 메이저대회 이상이다.
이쯤 되면 박현경을 두고 ‘메이저퀸’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하지만 그 보다 더 큰 기록이 있어 메이저퀸이라는 수식어는 쏙 들어갔다. 박현경이 세운 놀라운 기록은 ‘KLPGA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다. 전년 대회 우승한 선수가 다음해 대회에서 우승하는 일은 종종 있는 사건이지만 ‘KLPGA 챔피언십‘은 좀 달랐다.
전년도 우승자가 다음해 대회에 우승한 마지막 경우가 1980년 대회부터 1982년 대회까지 3년 연속 우승한 구옥희였다. 박현경의 이 대회 타이틀 방어는 무려 39년만에 다시 일어난 진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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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최종라운드에서 박현경은 2언더파를 쳤다. 나흘 내내 성적을 보면 69-70-69-70타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다. 나흘 내내 고른 성적이다. 이번 대회 개최지는 바람이 심한 링크스 코스인 영남 CC다. 작년 박현경이 우승한 레이크우드 CC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곳이다.
바람이 심한 코스에서 나흘 내내 고른 성적을 내기는 무척 어렵다. 1년 사이 부쩍 성장한 박현경의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숫자다.
초반 경기를 버디 1개, 보기 1개로 소득없이 보낸 박현경은 파4 9번홀부터 전환기를 맞는다. 박현경은 이 홀에서 15미터가 넘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전반에 좋은 버디 찬스를 번번이 놓친 터라 욕심을 내려놓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9번홀 장거리 퍼트가 들어갔다. 캐디를 맡고 있는 아빠랑 ‘이건 무슨 의미일까’ 농담을 했는데, 막상 우승을 하고 보니 그 홀이 가장 크게 생각난다”고 말했다.
좋은 예감을 받은 박현경은 파4 12번홀에서는 그린 바깥에서 올린 칩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들어가는 행운도 누렸다. 이어 파4 13번홀에서는 세컨드 샷을 핀 20cm 거리에 착 붙이는 묘기를 부렸다. 앞서 12번홀 버디로 박현경은 그때까지 선두를 달리던 김지영을 끌어내리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노리던 김지영은 12번홀 보기로 선두를 빼앗겼고, 18번홀서도 연장 승부로 끌고 갈 수 있는 2미터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박현경은 “그 동안 링크스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링크스 코스를 극복해 보자며 작정하고 나섰다. 경험이 많은 아빠(캐디)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우승은 90%가 아버지의 공이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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