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의 대회 2라운드 경기 장면. /Getty Image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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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김효주(26, 롯데)의 천재성이 5년 4개월만에 부활했다.
김효주는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6,740야드)에서 나흘간 펼쳐진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약 17억 8,000만원, 우승상금 24만 달러=약 2억 6,800만 원)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했다. .
김효주의 LPGA 투어 우승 소식은 2016년 2월 1일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5년 4개월만이다. 개인통산 4승째.
일찌감치 천재성을 인정받아 KLPGA 투어를 제패했던 김효주는 2014년 비회원 신분으로 출전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LPGA 투어에 직행했다. LPGA 진출 초반에는 승승장구였다. 2015년 JTBC 파운더스컵, 2016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까지 한국의 ‘천재성’이 LPGA에서도 그대로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깊은 슬럼프에 빠지며 국내 골프팬들을 실망시켰다. 다행히도 김효주에게는 ‘천재성’의 원천이 건재하고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을 이유로 우리나라의 KL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자신감과 에너지를 충전했다. KLPGA 투어에서 김효주는 2승과 상금왕이라는 소득을 거두고 다시 올 시즌부터 LPGA 투어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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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김효주는 무려 8타를 줄였다.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최종 스코어는 17언더파 271타(67-68-72-64)였다. 중간 스코어를 보면 알겠지만 3라운드 성적이 아쉬웠다. 최종라운드는 선두와 5타차 뒤진 상태에서 시작해야 했다.
5번홀 이후 신들린 듯 버디를 잡아 나갔지만, 18번홀을 17언더파로 마치고 나왔을 때도 우승은 확정 지을 수가 없었다. 김효주의 홀이 막바지를 향하고, 챔피언조가 14번홀을 통과할 무렵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버디 2개로 간신히 선수권을 유지하고 있던 호주의 한나 그린이 갑자기 파4 14번홀에서 샷이글을 잡아냈다. 이 대회 들어 행운이 많아 따라주던 한나 그린이었다. 행운의 이글샷으로 김효주와 공동 선두가 된 그린은 파5 16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까지 올랐다.
이 즈음 추가 버디 없이 이미 홀아웃을 한 김효주는 선수 식당으로 가서 동료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연장을 대비한 훈련도 없었다. 특유의 덤덤한 성격 그대로 운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나 그린의 경기 흐름에 이상 기운이 감지됐다. 파3 17번홀에서 버디 퍼트가 턱없이 짧더니 파 퍼트마저 홀컵을 빗나갔다. 이 상황을 중계로 지켜본 김효주는 연습그린으로 가지 않고 여전히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치 이어질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걸까?
한나 그린은 파4 18번홀에서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그린 변두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이번에는 홀컵을 한참 지나가 버렸다.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한 그린은 파 퍼트마저 실패하며 연장 승부를 스스로 무산시켰다.
그 시작 김효주는 식당에서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클럽하우스 우승이 아니라 레스토랑 우승이었던 셈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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