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변화' 대신 '안정·효율' 택한 오세훈
오 시장 측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
오세훈 서울시장. 2021.4.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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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창남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년3개월 임기 동안 펼칠 시정운영 방향에 대한 윤곽이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특히 10년 만에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흔적 지우기'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등을 통해 큰 변화를 꾀할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조직의 안정과 기존 사업의 효율성 등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이후 1급 공무원 중 사퇴한 공무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임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10월 보궐선거로 취임한 직후 1급 공무원 6명 중 5명을 물러나게 한 '물갈이 인사'와 비교해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원 포인트' 인사는 마무리되는 단계인데 오 시장 본인이 공무원을 믿고 안고 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박 전 시장이 취임할 당시에는 1급 공무원 5명이 그만뒀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약속한 '서울시 공동경영'을 지키기 위해 측근 대신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으로 내정했다.
또 조인동 행정1부시장, 류훈 행정2부시장, 정상훈 비서실장 등 서울시 기존 간부를 승진 발탁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 안팎에선 오 시장이 물갈이 인사를 통한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런 분위기는 전임 시장 때 추진된 주요 사업 검토나 조직개편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역시 당초 예상을 뒤집고 조성 공사를 진행하되, 완성도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론 내렸다.
오 시장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시장이 바뀔 때마다 광장이 공사장이 되는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역사가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이 10년 전 본인이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한 일을 언급하며 "속으로 피눈물이 나는 경험을 했다. 그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고 없던 일로 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박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경인아라뱃길'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세빛둥둥섬' '경전철' 등 오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사업이 백지화됐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때 추진했던 주요 사업이나 조직에 대해 '흔적 지우기'보다는 효율성 등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의 핵심 조직인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은 '시민협력국'으로 통합하고 남북교류협력단, 청년청 등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전 시장이 역점을 둔 '제로페이' 등 주요 사업들 역시 효율성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오 시장이 큰 변화보다 안정과 효율성을 택한 것은 연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또 다른 서울시 공무원은 "서울시의회의 협력이 없으면 사실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점과 내년 6월 연임 등을 고려한 행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인사나 조직개편 모두 '이벤트성 행정'이나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내실을 다지겠다는 게 주요 방향"이라며 "무엇보다 제대로 일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kc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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