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에 치러진 KLPGA 챔피언십 3라운드. |
(영암=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들이 대회 때마다 바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 3라운드가 치러진 1일 전남 영암군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파72)에는 초속 7∼9m의 강풍이 불었다.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12m까지 치솟았다.
강한 바람이 불면 선수들은 샷과 퍼트 모두 어렵다.
샷 거리와 방향을 맞추기 힘들지만, 무엇보다 그린에서 애를 먹는다.
볼이 바람에 흔들려 미세하게 떨리는 데다 몸도 바람에 흔들리기 때문에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다.
볼이 휘어지는 정도도 바람의 영향을 받기에 퍼트 라인을 파악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강풍 속에서는 짧은 거리 퍼트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여자 프로골프 선수는 풍속이 초속 7m가 넘으면 제 기량을 펼치기 힘들다는 게 정설이다. 바람이 잠잠할 때보다 2타가량 더 친다고 본다.
힘이 더 세고 볼 스피드가 더 빠른 남자 프로 선수는 초속 9m가 '한계'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에 나선 62명 가운데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한 선수는 불과 6명뿐이었다.
바람이 초속 4∼6m로 비교적 잠잠했던 1라운드 때는 58명이 언더파를 쳤고, 2라운드 때도 63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다.
경기위원회는 7개 홀의 티박스를 앞으로 이동해 전장을 줄이고 핀 위치를 난도가 낮은 곳으로 옮겼지만, 강풍 속에서 선수들은 대부분 타수를 잃었다.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쳐 코스레코드를 새로 쓴 김지영(25)은 이날 3타를 잃었다.
KLPGA투어 대회가 강풍 속에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때도 초속 7m 강풍이 불어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3개 대회 연속 바람과 싸우는 셈이다.
대회 때마다 나눠주는 나무 티 가운데 길이 긴 '롱 티'는 재고가 많이 남았다고 투어 관계자는 귀띔했다. 선수들이 낮은 탄도로 티샷을 치려고 '롱 티'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대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개최지인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 컨트리클럽도 바다와 가까워 바람이 예상된다.
바람을 뚫고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소미(22)는 "맞바람보다 뒤바람이 불 때가 더 어렵다"면서 "바람이 강할 때는 마음을 비우는 게 상책이다. 바람을 이기려거나 초조해지면 바람에 진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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