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1차 접종 예약 일시 중단…75세 이상 2차 접종에 우선 투입

백신 매주 일정량 국내 들어오는 탓

정부, 1·2차 동시 접종 어렵다 판단

신규 접종은 5월 중하순 재개 전망

[경향신문]

정부가 75세 이상 고령층에게 접종하는 화이자 백신의 신규 1차 접종 예약을 받는 것을 일시 중단했다. 4월 중 1차 접종을 마친 대상자들의 2차 접종 시기가 가까워지자 우선 확보한 물량을 이들에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중단된 화이자 1차 접종은 5월 중하순 재개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30일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2차 접종을 안정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기존 예약 외 신규 1차 접종은 5월 중하순 이후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부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화이자 백신의 신규 1차 접종 등록을 받지 않기 시작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60~90도 수준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 지역별 예방접종센터에서만 접종이 진행된다. 예방접종센터의 하루 접종 역량은 600명으로 제한되는데, 이 역량을 모두 동원해 이미 백신을 접종한 것이다. 화이자 백신의 접종 주기는 3주로, 당장 1차 접종자의 2차 접종 시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4월과 같은 규모의 대상자에게 매일 2차 접종을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백신 물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점도 우려된다. 화이자 백신은 5월 175만회분, 6월 325만회분이 국내 도입될 예정이지만 매주 일정량이 나뉘어 들어와 비축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국내 도입이 완료된 화이자 백신은 이날 0시 기준 총 212만회분으로 이 중 약 142만6000회분이 이미 접종에 사용됐다. 추가 도입 일정이 확정된 물량은 5월 첫 주에 들어오는 43만회분으로, 이를 포함해도 112만4000회분밖에 남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진단은 전과 같은 속도로 1차 접종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배경택 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고위험군 접종을 신속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접종센터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1차 접종을 진행했다”며 “5월 중하순에는 다시 1차 접종에 집중해 6월까지 75세 이상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2분기 접종 목표는 차질 없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신규 1차 접종자는 이날 0시 기준 24만1967명으로 집계됐다. 이틀 연속 하루 20만명이 넘게 접종을 마쳐 총 305만6004명이 백신을 맞은 것이다. 5월부터는 65~74세 이상 고령층 494만3000명과 30세 이상의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만성중증호흡기 질환자에 대해서도 접종이 시작된다. 이들은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추진단은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접종 일정은 5월 중 브리핑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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