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서 1타 접종 중단…정부 "2자 접종 위해 1차 접종 자제했기 때문"
화이자 보관 기준도 뒤늦게 완화…"애초 물량 넉넉했다면 없었을 일" 지적도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2021.4.3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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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접종하는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신규 접종이 일시 중단됐다. 방역당국은 앞선 접종자들의 2차 접종을 위해 일시적 현상이며 접종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선 빠듯한 백신 수급이 근본 원인이라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각 자치구에 만 75세 이상 대상 백신접종 신규 예약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내부 공지를 전달했다.
5월부터는 이미 예약이 되어 있는 경우에만 접종을 진행하고, 신규 1차 접종 예약을 받지 않는 것이다. 대신 당분간은 2차 접종만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외에도 부산·인천·대전·울산·세종·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 등 대다수 지자체가 화이자의 1차 접종은 중단 또는 중단을 예정한 상황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를 두고 2차 접종을 위한 '1차 접종 자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추진단은 4월 한달간 1차 접종에 집중했고, 화이자 접종 간격(3주)을 고려하면 5월에는 4월 1차 접종자들의 2차 접종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예방접종센터 별 최대 접종 가능 인원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규 1차 접종자를 줄이지 않으면 2차 접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배경택 추진단 상황촐괄반장은 "접종센터들의 역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2차 접종을 차질없이 실시하기 위해 기존에 예약됐던 1차 접종과 5월 신규 개소되는 예방접종센터를 제외한 신규 1차 접종 예약은 당분간 자제하도록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애초부터 화이자 백신 물량을 넉넉히 들여오고, 예방접종센터도 최대한 준비 했다면 이같은 소동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의 1단계 목표로 상반기 1200만명 1차 접종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를 완료하더라도 접종률은 전국민 대비 25%가 채 되지 않는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기준 주요 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이스라엘 62.4%, 영국 50.2% 미국 42.6%로, 상반기 접종률 목표를 달성해도 한참 못 미친다. 백신 확보를 미리 충분히 하지 못해 벌어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화이자 백신의 보관 기준도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지난 2월에 일반 냉동고 수준인 '영하 25에서 영하 15도 사이'에서 2주까지 보관·배송하는 것을 허용했는데, 우리 정부는 지난 24일에서야 화이자 백신의 보관·유통 조건을 변경했다.
정부는 당시 화이자 백신의 허가 심사가 진행중이었다는 설명이지만, 해외 사례를 활용해 미리 준비했다면 현재 예방접종센터 257개(4월29일 기준)보다 더 많은 접종센터 구축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국 백신 물량이 부족해서 이런 문제가 벌어진 것이 맞다"며 "백신 물량이 넉넉했으면 2차 접종분을 비축하고 다 맞출 수 있었을 텐데 접종 물량이 떨어져 버린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의 개별계약 물량은 200만회분(100만명분)이 도입된 상태로, 오는 5월 175만회분, 6월 325만회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배경택 반장은 "화이자 백신은 매주 일정량 국내로 도입되고 있어 주 단위로 계획이 이뤄지고 있다"며 "5월 중하순에는 1차 접종을 재개할 예정으로, 6월까지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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