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보수진영의 화두 된 '윤석열 악연'…대선국면 변수 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용판, 고해성사 촉구 vs 정진석 "정권교체 위해 감정 버려야"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을 넣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검찰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이동환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보수 진영 간의 질긴 악연이 대선국면을 앞두고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의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소위 적폐 수사를 현장 지휘할 때 '친검무죄, 반검유죄' 측면이 전혀 없었는가"라며 윤 전 총장에게 고해성사를 촉구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윤 전 총장이 야권통합 후보가 되려면 먼저 '과거사'를 분명히 털고 가는 입장 표명과 관계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의 공개사과 요구는 윤 전 총장을 차기 대권 주자로 영입 또는 옹립하려는 현재 야권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외견상 윤 전 총장이 지휘한 국정원 댓글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김 의원이 개인적 구원 차원에서 이 문제를 끄집어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보수 야권과의 악연에서 비롯된 화학적 결합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수통'인 윤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과 국정농단 사건을 맡거나 지휘하면서 정치적으로 보수 진영에 큰 타격을 준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보수층 일부에선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감과 불신이 적지 않다. 일각이지만 그가 총장직에서 사퇴한 뒤에도 박영선 전 의원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의 친분을 들어 "민주당 후보로 갈지 모른다"는 관측이 존재한다.

친박계인 서병수 의원이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등 탄핵 논란이 가시지 않는 것도 이런 시각의 연장선에 있다.

복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지난 24일 윤 전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등 윤석열 라인을 '사냥개'에 비유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사람들을 사냥하는데 견마지로를 다했다. 그 바람에 어떤 사람은 벼락출세를 하기도 했다"고 직격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CG)
[연합뉴스TV 제공]



윤 전 총장으로선 보수 정부 인사들을 수없이 감옥에 보낸 '업보'가 대권 도전에 필요한 선택지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조직력을 등에 업고 야권 단일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홍 의원 등 대권 경쟁자들을 중심으로 유감을 표명하라는 목소리가 커진다면 윤 전 총장의 성정상 댓글 및 탄핵 수사가 전적으로 옳았음을 강조하며 제3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으론 당내에선 정권교체가 절체절명의 과제인 만큼 과거는 거론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용판 의원의 사과 요구에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 전 총장은 사법 체계에서 주어진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묵은 감정은 정권교체의 큰 강물에 씻어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옛 친박계인 김태호 의원도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직을 걸었던 윤 전 총장을 기억한다"며 "우리와 함께 합시다"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kjpark@yna.co.kr

dh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