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청 앞에서 `안정된 자치경찰제 정착을 위한 입장문 발표`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명지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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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당국이 코로나19 대책으로 전국 경찰관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권하면서 서울 지역 경찰직장협의회에서는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 26일 전국 12만970명의 경찰관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일선에선 "접종 비예약자에 대해선 면담하겠다"는 등 사실상 접종을 강제해 반발이 일고 있다.
29일 서울 지역의 한 경찰서 직장협의회 대표는 "서울지역 31개 경찰서 직장협의회 대표들이 경찰 당국의 백신 접종 촉구 행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직장협의회는 경감 이하 경찰관들이 가입해 활동할 수 있는 조직으로 경찰서 이상 기관은 기관 당 1곳의 직장협의회가 설립될 수 있다.
해당 경찰서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청 단위에서 사실상 강제하는게 맞는지, 경찰관 개인의 자율에 맞기는 것을 강조해야 하는지는 어려운 문제"라며 "자치경찰제 제도와 관련한 경찰관 처우 문제와 달리 백신 접종 문제는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지역 경찰들은 지난달 31일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 명의로 "시·도자치경찰위원회 구성시 경찰 출신이 위원장 또는 상임위원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시의회의 적극적인 협조 필요하다"며 "위원회에 경찰관 출신이 3명이 들어가야 한다"는 등의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백신 문제는 접종의 필요성 또한 인정되는 만큼 직장협의회도 신중한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직장협의회 차원에서 어떤 의견을 내는게 맞는지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서남권의 한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우리 경찰서 직장협의회에서는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따로 입장을 내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상황이 민감하다는 판단에서 일부 경찰서 직장협의회는 최근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한 직장협의회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백신 접종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28일 첫날에는 총 200여명의 직원 중 105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94명이 '개인의 선택권에 따른 접종희망'에 투표했고, 11명만 '정부정책에 따라 접종희망'에 투표했다.
한편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26일 관내 파출소 소장과 지구대 대장들에게 서장 명의로 "경찰청에서 '(백신은) 희망자만 맞으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 이후 백신 접종률이 40%밖에 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경찰서는 전 직원이 맞도록 하자"는 내용의 쪽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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