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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폭력중단' 아세안 합의 이후 미얀마서 최소 6명 사망…고문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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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으로 시위 행렬 공격도 이어져…인질로 '가족 납치' 횡행

인권단체 "아세안, '폭력 안쓰겠다'는 군부 약속 믿지 말았어야"

연합뉴스

AAPP "24일 아세안 합의 이후에도 최소 6명 숨져"
[AAPP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주말 동남아 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유혈 사태와 관련해 '즉각적인 폭력 중단'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후에도 최소 6명 이상의 시민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총에 맞은 처참한 시신 사진도 최근 SNS에서 다시 확산하는 양상이다.

29일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현재 총격 등 군경 폭력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이는 756명이다.

체포돼 구금 중인 이는 3천450명에 육박한다.

특히 AAPP는 지난 24일 자카르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즉각적 폭력중단 및 당사자간 대화 시작' 등 5개 항이 합의된 이후에도 전날까지 최소 시민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APP에 따르면 27일 오후 10시께 서부 친주 테딤구(區)에서 20세 대학생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군경이 시신을 군부 병원으로 가져가면서 가족이 시신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AAPP는 전했다.

같은 날 사가잉 지역의 까니구(區)에서도 30대 남성이 검문소에서 군경에 끌려간 뒤 숨졌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시신에는 멍 자국이 가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이라와디에 "가슴과 어깨, 허벅지 그리고 등이 심각하게 멍이 들었다"면서 "발에 차이고 밟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시위대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세안 합의 이틀 뒤인 26일 밤에는 만달레이 세인판구에서 한 노점상이 군경의 총격에 숨졌다.

또 남부 다웨이 지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한 여성이 아무런 이유 없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한편 AAPP는 전날 만달레이에서 거리 시위를 하던 대학생들이 군경의 차량에 공격받아 일부가 다쳤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만달레이 주택가에 불도저와 트럭을 동원한 미얀마 군경.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AAPP는 지난 15일 몽유와 지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시위를 벌이던 시위 지도자 웨이 모 나잉(26)을 차로 충돌해 체포한 이후 군경이 차량 및 오토바이를 이용해 시위대를 공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체포된 시위대 중 6명은 길 한쪽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양손을 들고 서 있어야 했다고 AAPP는 덧붙였다.

이 단체는 또 군부가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 중인 공무원 탄압을 강화하면서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사제폭탄 제조 혐의로 수배 중이던 한 남성을 체포하지 못하자, 군경이 그의 60대 어머니와 28살 형을 인질로 잡아간 뒤 2주간 행방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AAPP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군사 정권의 약속을 아세안이 믿어서는 안됐다"고 지적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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