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에 "경찰서장이 접종 압박" 글 게시
경찰 “공문 아닌 당부···단서 조항 있다”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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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사실상 강제적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6일 백신을 접종한 뒤 "경찰의 백신 우선 접종은 국민안전 수호자로서 경찰에 대한 배려이자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평온하고 안전한 일상으로의 신속한 복귀를 위해 백신을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김 청장의 지시에 따라 지휘부의 당초 약속과는 달리 백신을 빠짐없이 맞아야 하는 분위기가 돼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전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백신 맞으라고 압박하는 동대문경찰서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동대문경찰서장은 직원들에게 "희망자만 맞으라고 하니까 직원들이 그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한다. 우리 동대문서는 전 직원이 맞도록 합시다"는 내용의 문서를 배포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전국 모든 경찰서장이 관서장을 압박하고 전화 돌려서 백신 맞으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서장이 파출소장, 지구대장 등 지역관서장과 팀장들을 압박하고 권고하는 건 ‘너 백신 안 맞으면 고과로 불이익 줄 테니 그냥 맞아’라는 말과 똑같은 뜻인 걸 누가 모르느냐”고 꼬집었다.
해당 제보 글에는 경찰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우리 경찰서엔 저런 건(공문) 없지만 단체 대화방에서 압박을 준다”, “나도 방금 과장한테 백신 맞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등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동대문서 관계자는 “해당 문서는 동대문서 관할 지구대, 파출소장들에게 내려진 전달사항일 뿐 공문은 아니다”며 “기저질환이 있거나 백신 공포감이 있는 경찰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조항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경찰·해양경찰·소방 등 사회필수 인력의 예방접종 시기를 당초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겼다. 경찰은 전날부터 내달 8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접종 대상 경찰관은 12만970명이다. 경찰관들은 AZ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불안해하고 있다.
경찰 내부 통합 포털 게시판 '폴넷'에는 "어제 접종했는데 약간의 뻐근함 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시중에 떠도는 가짜뉴스에 현혹돼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등의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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