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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괴물’ 심나연 감독 “정주행 좋은 드라마, 넷플릭스 들어가면 뿌듯”

스타투데이 진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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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괴물’ 심나연 감독 “정주행 좋은 드라마, 넷플릭스 들어가면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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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연 감독은 “살인자 역의 이규화 배우 섭외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했다. 제공ㅣJTBC

심나연 감독은 “살인자 역의 이규화 배우 섭외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했다. 제공ㅣJTBC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괴물’은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다면성을 집요하게 쫓았다. 그 어떤 자극적인 사건 묘사보다도 잔혹했고, 메시지는 날카로웠다.

‘누가 범인인가’에만 머물지 않고 ‘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남겨진 피해자 가족들은 ‘어떤’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지, 또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내밀하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장르물의 틀을 깬 수작으로 평가된 이 드라마는 5월 13일 열리는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 작품상·연출상을 비롯해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또, 넷플릭스로도 진출해 전 세계 시청자와도 만나고 있다.

Q. 넷플릭스 통해 공개된 소감은

너무 좋고 끝나고 나서 공개되긴 했지만... 저희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정주행 하면서 보기 좋은 드라마여서 정말 영광이다. 매일 들어가서 보는데… 떠있는 걸 보면 뿌듯하다.

Q. 여진구 배우는 기존 캐릭터와 결이 많이 달랐다

‘괴물’과 결이 다른 점들이 있었던 것 같지만, (여)진구 씨랑 작업했던 다른 스태프들이나 감독님들로부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고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신하균 여진구의 조합은 처음부터 하고 싶었다. 연기력 측면에서 서로를 받쳐줘야 하는 부분도 있어 캐스팅 제안을 드렸던 것 같다. 찍다보니 제가 생각한 이상으로 말랑말랑하고 유연한 배우였다는 걸 처음 알았다. 또, 다른 장르물이나 스릴러를 해도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열연해준 배우들에게 못다 한 말이 있다면

배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지 몰랐는데 작가님이 세워놓으신 그림들이 배우들과 매칭이 잘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대본에 쓰여진 만큼 표현을 다 못하는 게 있어 죄송스러운 면도 많았고, 치밀하게 많이 준비했는데, 또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다 표현하지 못한 게 아깝다. (배우들에겐) 제가 디렉션을 주기보다 (그들이) 신에 대한 해석을 많이 해온다. 대신, 컷에 대한 주문은 많은 편이다. 그 안에 담는 연기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해석할 수 있게 마음껏 두고, (촬영장에서) 서로 창피해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제 철학이다.

Q. 백상예술대상 7개 후보에 올랐다

상상하지 못한, 제 인생에서 이런 일이 있나 싶다. 배우들이 올랐을 때 뿌듯했다. 특히 예술상이. 오르지 않았지만 편집 음악 모두 고생 많았다. 그 모든 걸 합해서 작품상 후보에 올랐더라. 노고를 인정받은 것 같아 좋다.

심나연 감독은 앞서 멜로물 ‘열여덟의 순간’ ‘한여름의 추억’ 으로 시청자와 만났다. 제공ㅣJTBC

심나연 감독은 앞서 멜로물 ‘열여덟의 순간’ ‘한여름의 추억’ 으로 시청자와 만났다. 제공ㅣJTBC


Q. 작품 호평에 대한 배우 신하균의 반응은 없었나

다들 아시다시피 크게 반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우리 잘하고 있는 거죠’ 이 정도로 표현했다. 처음부터 작품과 관련해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눴고, 처음부터 끝까지 예민하게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래서 중간에 호평이 있어도 풀어지지 않았다. 작품 다 끝나고 나서 서로에게 ‘우리 그래도 열심히 했다’ 얘기했다."


Q. 섭외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배우는

강진묵 역의 이규회 배우다. 살인자라는 걸 들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동네 형 같으면서 살기가 있는 이중적인 느낌을 갖고 있어야 했고 유연해야 했다. 딱 그런 배우였다. 오랜 시간 공들여서 찾았던 배우였다.

Q. 최백호 씨가 OST에 참여했는데, 후기는 없나

주위에서 좋다고 전달하고 계시는 것 같더라. 저도 한 번 만나 뵙고 싶다. 곡 잘 불러줘서 감사드리고 싶다. 본인 반응은 잘 모르겠지만 느끼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

Q. 결말에 대해 작가와 논의한 점은 있나

작가님이 철저하게 설계해놓은 틀 안에서 움직인 부분이다. 최종 결말에 대한 부분은 의견이 다 일치할 수 없는데.. 작가님이 이런 결말을 냈을 때 그런 의도가 있다고 했을 때 이건 따라가야 한다 생각했다. 드라마로서 사회적인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가자고 생각했다. 반전 엔딩이 아니라 해피엔딩이지 않냐는 반응도 있을 수 있는데 제작진의 선택이었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히 있어 이런 결말이 맞다 생각했다. 슬펐지만 좋았다는 평들이 있어서 그 선택이 맞았구나 싶기도 했고.


Q. 드라마가 전한 메시지이기도 한데,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저지른 실수가 아주 작다고 생각하는 것, 그걸 덮으면 덮어질 거라 생각하는 것, 그게 나중에 커서 괴물로 만드는 것 같다. 비겁하게 사는 거다. 그 괴물에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지켜야 하는 통념을 지켜나가자. 괴물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이 한 사람의 실수, 사건에 의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20년을 고통 받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내 스스로가 작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Q. 감독에게 어번 드라마는 어떤 의미인가

감독 생활을 계속 하게 해준 시작점 같은 드라마다. 중간에 호평이 나와도 풀어지지 않았다 전작인 ‘열여덞의 순간’도 좋은 작품이었지만 거기서 뭔가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작가님과 배우들한테 스스로 부족한 점 때문에 미안한 점이 많았다. 조금이나마 보충해서 한 게 ’괴물‘이었다.

happy@mk.co.kr

사진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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