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아동학대’ 범죄 국선변호인제 도입

피의자 위한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도

수사 종결 시까지 국선변호인의 조력

경찰 수사 단계의 인권침해 방지 차원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이 26일 오후 서울고검 내 법무부 의정관에서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피의자 중 일부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에 한해 수사 초기부터 수사 종결까지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게 될 예정이다. 아동학대 피해 아동들도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게 된다.

법무부는 26일 브리핑을 열고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연내에 도입해 내년에 운영기관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가 도입되면 피의자들은 수사 단계 전반에 걸쳐 국선변호인으로부터 ▷피의자 상담 ▷피의자 신문절차 참여 ▷변호의 의견서 제출 등 도움을 받게 된다.

이는 수사 단계에서 국선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단 점에서 현재 재판 중인 피고인에게 법원이 선정해주는 국선변호인 제도와 차이를 지닌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재판 단계에서 변호인이 선임된 비율은 약 54%인 반면, 경찰 피의자 신문 절차에서 변호인이 참여한 비율은 1%로 나타났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 수사절차에서 인권침해 방지와 적법절차 준수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단기 3년 이상 법정형에 해당하는 범죄 혐의로 출석을 요구받은 피의자 중 ▷미성년자 ▷70세 이상 ▷농아자 ▷심신장애자 등 사회적 약자와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약자의 경우 필요적으로 국선변호인이 선정된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경제적 자력이 부족한 점 등을 소명 시 심사를 거쳐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방침이다.

지난 2019년에도 법무부는 이 같은 제도를 추진했지만, 해당 업무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맡기기로 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피의자의 수사단계에서 법률구조공단이 변호를 맡게 되면,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업무를 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종전안은 구조공단 안에 (형사공공변호인제도를) 두는 안이었는데, 이번 안은 하나의 기관이 한편으론 피해자, 한편으론 피의자를 위한 사업을 하면 이해충돌 문제, 불신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완전히 독립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아동학대 사건의 초기 대응 강화를 위해 검사가 지역사회 내 아동학대 대응 주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건관리회의를 활성화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사법 절차를 맡는 검사와 행정절차를 맡는 보호관찰관·아동보호전문기관 간의 정보 공유 등을 토대로 종합적인 재범방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올해부터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사법경찰관리,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 합동교육을 실시해, 지역사회의 아동학대 대응 정보 공유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피해 아동의 사법절차 상 권리 보호를 위해 아동학대 피해아동 국선변호사 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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