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26일 음주운전 치사 등 혐의 김모씨 항소 기각
재판부 "어떤 형으로도 피해 되돌릴 수 없어"
피해자 부모 "감형되지 않은 것에 다행"
26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재판이 끝난 직후 유가족 측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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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낮에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이모(당시 6세)군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운전자에 2심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하자 유가족 측이 오열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은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데 왜 고작 8년이냐”라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재판장 정계선)의 심리로 26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받는 김모(59)씨에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8년의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월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권경선 판사는 1심 재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으나,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검찰은 너무 낮다며 각각 항소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어떤 형으로도 피해자의 사망을 되돌릴 수 없고 유가족의 상처 또한 치유할 수 없다”며 “비록 과실범이지만 음주운전 위험성 충분히 고려해서 사망과 상해에 대해 고의범에 가까운 책임을 져야 함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죽을죄를 졌다’며 참회하고, 반성문을 제출한 것을 보면 거짓되어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 사건은 오롯이 피고인 잘못으로 발생했다. 이 점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형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이 끝난 직후 이군의 아버지는 “감형이 안 된 것이 다행일 정도”라며 “저희는 죽는 날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곡했다. 그는 “음주운전은 절대 과실이 아닌 살인이다. 음주운전을 제발 멈춰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씨는 지난해 9월 6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에서 술을 마시고 승용차를 몰다 인도에 있는 가로등을 들이받았고,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이군을 덮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일 김씨는 조기 축구가 끝나고 지인들이 대리 운전을 불러 놓은 상태임에도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이군의 어머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 때문에 두 아들을 가게 밖에서 기다리게 한 뒤 햄버거를 사러 들어갔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같은 사연은 지난해 10월 6일 ‘햄버거 가게 앞에서 대낮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6살 아이의 엄마입니다.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같은 달 11월 5일까지 약 15만명의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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