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투명·안전 최우선 가치로
2·4대책 등 정책사업에도 속도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강도 높은 조직 개혁을 예고했다. 국세청장 재임 기간 2만명 규모의 거대 조직을 운영한 경험과 투기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세정분야에서 쌓은 실적을 바탕으로 조직 안정화와 국민신뢰 회복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김현준 LH 신임 사장은 26일 LH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일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저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는 현재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깊은 반성과 함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사장은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조직 쇄신에 들어간다.
LH는 조직 전체를 개혁하고 혁신하기 위해 학계·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LH 혁신위원회'와 실무전담조직인 'LH 혁신추진단'을 설치한다. 또한 국민 제안을 수렴해 LH 혁신방안에 반영하고, 그간의 부조리와 불합리한 관행들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적극적으로 쇄신해 이행성과를 알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LH를 △청렴한 조직 △공정·투명한 조직 △공익가치를 실현하는 조직 △소통·화합·협력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공정·투명·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경영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내부 정보로 사적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무관용으로 엄단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해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업무혁신을 병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부동산 전문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LH가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합병해 통합 출범한 이후 첫 비(非)부동산 출신이다.
그러나 그는 국세청장 재임 시절 부동산 투기, 탈세 등을 주로 다루는 조사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수많은 부동산 기획조사를 추진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메커니즘도 꿰뚫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취임하면서 주택 공급 대책 실행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4대책 등을 통해 주택 83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LH에 주어진 정책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공공임대·공공전세·공공자가·공공분양 등 다양한 방식의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최대한 기여하겠다"며 "LH가 수행하는 토지조성과 주택공급 등 모든 국책사업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해 LH를 공익성과 효율성의 조화를 이루며 공익가치를 실현하는 기관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립도생(本立道生), 즉 기본이 바로 서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인다"면서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LH를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준 사장은 첫 공식 일정으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참석한다. 이후 3기 신도시 사업현장 등을 찾아 정책사업 추진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안선영 기자 asy72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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