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선박 운반 어려워…육로 있는 영흥도서 접종 시행
서해5도 등 주민 불편 클 듯…옹진군 행정선·버스 지원
화이자 백신 접종 (PG) |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인천 섬 지역 75세 이상 노인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영흥도로 모여야 하는 형편이어서 큰 불편이 예상된다.
옹진군은 이달 29일 영흥도 옹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접종 대상은 옹진군 거주 75세 이상 주민으로 이날 기준 1천150명으로 집계됐다.
섬 지역 별로는 서해5도 30여명, 덕적·자월도 430여명, 장봉·북도 160여명, 영흥도 500여명이다.
앞서 옹진군은 대상자들이 고령인 점을 들어 서해5도 등 각 섬에서 접종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은 온도와 진동 등에 취약해 선박으로는 안정적 운송과 보관이 매우 어려워 내륙과 다리로 연결된 영흥도에서만 접종을 시행하기로 했다.
화이자 백신은 초저온 수준인 영하 90도∼영하 60도 사이에서 보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각 섬 지역 주민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영흥도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는 점이다.
특히 백령·대청·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영흥도까지 가려면 2∼4시간 여객선을 타고 중구 연안부두로 들어온 뒤 다시 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이동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마쳐도 당일 집에 갈 수 없고 다음 날 귀가해야 한다. 서해5도와 인천을 오가는 여객선들은 대게 하루 왕복 1회만 운항하기 때문이다.
여객선 운임과 숙박비 등은 지원되지 않는다.
덕적·자월·장봉·북도 등은 비교적 내륙과 가깝고 여객선들이 하루 여러 차례 운항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당일 귀가할 수 있지만, 바다를 건너 버스를 타고 영흥도까지 가야 하는 불편은 피할 수 없다.
인천∼연평 항로 여객선 |
옹진군은 섬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선과 관용 버스를 동원해 주민들의 이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해5도 주민들에게는 연안부두에서 영흥도까지 가는 버스만 지원한다. 행정선은 여객선보다 속도가 느려 더 큰 불편이 예상돼 지원하지 않는다.
덕적·자월도 주민들에는 행정선 3척(정원 80여명)과 버스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이들 섬 주민들은 행정선을 타고 인천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영흥도로 가게 된다.
장봉·북도 주민들은 차도선(승객과 차량을 함께 수송하는 선박)으로 입도한 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나와 곧장 영흥도로 이동한다.
옹진군은 섬 지역 주민들의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마치기까지 6∼7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서해5도 주민들에게는 여객선 운임, 식비, 숙박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 유권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돼 공직선거법에 어긋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통보에 따라 지원을 못 하게 됐다"며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100여개 섬으로만 이뤄져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옹진군은 지난 1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고령자가 많은 굴업도와 덕적도 등 섬 지역의 주민들은 여객선 정원을 줄여 관광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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