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장관 후보자·김현준 LH 사장에 짙어진 기재부 '그늘'
우리은행 출신 권형택 HUG 사장, 기재부·금융위 '입김' 우려도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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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시작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주택정책의 핵심 수장이 모두 기획재정부와 그 산하기관, 금융권 출신으로 충당됐다.
정부 안팎에선 LH 직원 땅투기 사태를 계기로 조직혁신을 위한 '외부수혈'을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택정책에 대한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던 재정당국의 입김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 출신 노형욱 장관 후보에 국세청 출신 LH 사장
26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이상 공석이었던 사장 자리에 김현준 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
김 사장은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김 사장은 국세청장 재임 동안 2만명 규모의 거대 조직을 운영하면서 투기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세정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바 있다.
HUG에는 전 권형택 김포골드라인운영 대표이사가 23일 사장으로 취임했다. 권형택 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및 미국 미시간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후 경제·금융·투자업계를 두루 거친 부동산 금융 전문가다.
그는 홍콩상하이은행(HSBC) 상무, C9 AMC 투자운용본부장, 인천시 투자유치고문, ㈜미단시티도시개발 부사장 및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는 김포골드라인운영 대표이사로 있었다.
내달 4일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까지 국토부와 주요 산하기관장 3명이 연이어 외부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노형욱 후보자 역시 국토부가 아닌 기획재정부 출신의 기획·예산 분야 전문가다.
그는 기획예산처 예산기준과장·중기재정계획과장·재정총괄과장 등을 담당했다. 이후 기재부 행정예산심의관과 사회예산심의관을 거치는 등 대표적인 예산통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주택정책의 핵심 요직을 연이어 외부인사로 교체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2·4 공급대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를 이끌 인사가 모두 외부로 채워졌다는 것은, 그만큼 국토부 자체의 전문성 외에도 외부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했다.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사장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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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정책혁신 외부수혈 긍정 vs 짙어진 기재부 '그늘' 우려
또 부동산에 대한 전문성 대신 혁신에 정평이 난 인사를 포진 시켜 조직개편에 방점을 찍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LH 투기 사태로 조직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흔들리는 공공주택 정책과 관계기관의 혁신을 위해선 외부인물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택정책의 핵심요직 모두 기재부와 연계된 인사로 채워지면서 사실상 2·4 대책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재부와 국토부 모두 주택시장 안정이란 공동목표를 언급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경제회복을 핵심 목표로 하는 기재부의 경우 부동산 세수가 줄어드는 부분이나,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최근까지 미묘한 입장차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부 안팎에선 기재부 출신의 노 후보자와 기재부 산하기관인 국세청에서 온 김현준 사장은 이런 기재부의 입장에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권형택 HUG 사장도 기재부의 입김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권 사장의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으로 사실상 정부가 주인이었던 우리은행 투자금융본부에서 7년간 첫 경력을 쌓은 금융인 출신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론 국토부보단 기재부의 산하기관인 금융위원회와의 연계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국회 관계자는 "능력과 조직혁신면에선 이미 검증된 인사여서 기대감도 크지만, 주택정책을 이끄는 수장과 이에 따라 주택을 공급하는 LH 수장, 해당사업의 자금을 지원하는 HUG의 수장을 전략적으로 교체한 점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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