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묘소에 '벌레떼'…"음식 놓고가지 마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추모객들 두고 간 과자 등 음식, 날씨 더워지며 개미·지네 등 꼬여…망치질해 조형물 박아두고 가기도, "추모 예절 지켜주세요"]

머니투데이

정인이 수목장에 자리를 틀었다는 벌레떼들. 추모객들이 음료나 술을 뿌리고, 간식과 과자상을 차리는데 다시 회수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 했다. 날이 더워지면서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조문한 뒤 다시 회수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사진=윤슬기 독자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모하는 애달픈 마음이야 오죽하랴. 16개월 밖에 안 된 아기가 양부모 학대로 췌장이 끊어져 숨졌으니. 부르면 맘 아픈 이름, 정인이 말이다. 그러니 추모객들이 정인이가 있는 수목장에 많이 다녀갔다. 평일에도 주말에도 왔다. 그 앞에서 미안하다고 외치고, 편지도 놓고, 뒤늦게나마 배불리 먹으라며 과자도, 음식도 놓았다.

그런데 여름이 가까워 오며 추모객들이 놓고 가는 음식물 때문에 '벌레떼'가 꼬이는 등, 관리가 힘들어지고 있단 제보가 들어왔다. 추모객들이 예절을 지킬 수 있게 알려달란 내용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이하 대아협) 회원인 윤슬기씨는 "일부 추모객들이 매너를 지키지 않고 추모해 관리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정인이 수목장 관리는 하이패밀리와 담당 조경사가 하고 있는데, 어려움이 많단 얘기였다.

머니투데이

정인이 수목장에 나타난 지네과 벌레./사진=윤슬기 독자님 제공


그에 따르면 정인이 수목장엔 최근 지네과의 벌레와 개미떼로 골치를 앓고 있단다. 벌레떼가 아예 자릴 틀어놓았다고. 추모객들이 생화를 놓고, 음료와 술을 뿌리고, 간식과 과자로 밥상을 차리고, 음식을 가져온 뒤 그대로 두고 가서다. 자연이라 있는 벌레들이 아닌, 음식물로 꼬인 벌레들이다. 산짐승이 내려와 주위를 훼손시키기도 한단다.

윤씨는 "남양주에 사는 대아협 카페 회원들이 정말 자주 방문해 쓰레기를 치우는데, 치워도 계속 지저분해지는 게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배수구가 있어 습해지기 쉬운 위치라 했다./사진=윤슬기 독자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정인이 수목장 위치 때문에, 더워질수록 습기나 악취, 벌레 문제가 우려된다고 했다. 벽 부분에 배수구가 있어서다.

또 몇몇은 땅을 파서 모종을 심기도 하고, 야밤에 망치질을 한 뒤 조형물을 박아두고 가기도 한단다. 명패 근처를 밟거나, 정인이 나무를 붙잡고 사진을 찍는 등 추모 예절을 지키지 않는 이들도 많다고. 나뭇가지와 꽃을 밟기도 한단다.

윤씨는 "정인이는 유족이 없기에 관리에 대한 건의도 어려움이 있다. 가슴 아픈 삶을 살다간 아이가 편히 쉴 수 있게 추모 예절을 지켜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 그래도 정인이가 좋은 곳에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꺼이 와주신 분들입니다. 비난보단, 걱정에 알리려는 마음에서 쓴 기사입니다. 그러니 고운 댓글이 많아지길, 부탁 드립니다. 남형도 기자 드림.


정인이 수목장 추모 예절

머니투데이

(양평=뉴스1) 구윤성 기자 = 12일 오후 경기도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오는 13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인이의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씨의 첫 공판을 연다. 2021.1.12/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가져오신 음료, 음식, 생화는 조문 후 꼭 다시 가져가주세요.

2. 특히 배수구 밑이나 정인이 명패 근처엔 더더욱 아무것도 놓지 말아주세요.

3. 선물을 두시려면 꼭 갤러리에 가지런히 정리해주세요.

4. 못을 박고 나무나 꽃을 밟는 등 그 어떤 것도 훼손하지 말아주세요.

5. 이른 새벽이나 밤늦은 방문은 좀 더 배려해주세요. 아이들이 쉬는 공간입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