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벽보’ 훼손 중학생 소년부 송치 소식에 국민의힘 “경찰 과잉 충성인가? 재고해야”

“정부·여당 비판 국민에 가차없이 대응해온 경찰 조치 납득할 수 없어. 지나치게 가혹” 지적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벽보를 훼손한 중학생에 대해 경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물어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반대 입장을 표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내고 “고작 13살 학생이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로 벽보를 찢은 것을 두고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 하니 상식의 기준이 바뀐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지난해 총선 때는 ‘대학생 진보연합‘이 오세훈 등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들을 따라다니며 집요하게 선거운동 방해를 했지만 당국은 모른 척 방관했었다”고 해묵은 비판을 했다.

이어 “반면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국민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대응만 있었을 뿐”이라며 “대통령과 정권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인 대학생에게는 ‘주거침입죄‘라는 엉뚱한 죄목을 붙여 기소했고, 대통령 비판 전단을 돌리던 50대 주부에게는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수갑을 채우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경찰의 조치를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라며 “13살 어린 아이의 치기 어린 행동마저 넘어가지 못하는 경찰의 대응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력이 남아 돌아서인가, 아니면 정권을 향한 과잉 충성인가”라며 “당사자인 박영선 전 장관도 선처를 요구한 만큼 소년부 송치 결정은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중학생 A(13)군은 지난 2일 오후 3시쯤 서초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 붙어 있던 기호 1번 박 후보와 11번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의 벽보를 아이스크림 나무 막대로 찢었다. 당시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 의뢰에 따라 조사에 경찰은 지난 6일 A군으로부터 ‘장난으로 벽보를 훼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군은 14세 미만의 형사상 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만큼 경찰은 형사 처벌 대신 관례에 따라 가정법원 소년부로 넘길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난으로 박 후보 선거벽보 훼손 중학생…곧 소년부 송치, 이게 실화입니까? 여기가 공산국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사진)이 올라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요즘 뉴스를 보지 않는다”며 “한 목사님이 카카오톡을 주셔서 뒤늦게 알게 됐다“고 이 국민청원과 관련해 언급했다.

나아가 “글을 읽어보니 제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관계당국에 간곡히 선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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