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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美경찰, 과속·지시불응 이유로 68세 흑인여성 머리채 잡아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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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꺾어 어깨근육 파열…고통 호소하는데 "일 잘했다" 서로 격려

연합뉴스

한 경찰관이 재작년 5월 30일 과속을 이유로 68세 흑인 여성 스테파니 보텀을 고속도로에서 제압하는 모습. [노스캐롤라이나주 솔즈베리경찰서 보디캠 영상.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경찰이 과속과 지시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68세 흑인 여성 운전자를 차에서 거칠게 끌어 내려 상처를 입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건은 재작년 5월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발생했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에 사는 사서 스테파니 보텀은 이날 고모할머니 장례식에 참석하러 차를 운전해 노스캐롤라이나주로 갔다.

그는 85번 주간고속도로(Interstate 85) 달리던 오후 8시께 경찰이 자신의 차를 세우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추후 경찰이 밝힌 이유는 보텀이 시속 80마일(시속 약 128㎞)로 달려 제한 속력을 시속 10마일(시속 약 16㎞) 초과했다는 것이었다.

보텀은 큰 음량으로 노래를 듣고 있어 경찰이 쫓아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고, 차를 댈만한 안전한 장소를 찾느라 차를 바로 멈추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의 폭력'이 걱정된 점도 안전한 장소를 찾은 이유라고 보텀은 설명했다.

보텀의 차가 멈추지 않자 경찰은 그의 차를 앞지른 뒤 도로에 스파이크 스트립을 깔아 차를 강제로 세웠다. 스파이크 스트립은 가시로 차 바퀴에 구멍을 내 강제로 멈추게 하는 도구다.

WP가 입수한 경찰 보디캠 영상을 보면 보텀의 차가 서자 경찰들은 총을 겨누며 다가와 운전석 문을 연 뒤 그의 왼팔과 머리채를 잡고 땅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이후 양팔을 등 뒤로 꺾어 수갑을 채웠다.

당시 경찰이 왼팔을 너무 심하게 꺾어 손목이 목 가까이에 올 정도였고 결국 팔을 들어 올리거나 회전시키는 근육인 회전근개가 파열됐다고 보텀 측은 밝혔다.

그는 과거 교통사고로 어깨를 다쳐 매우 아프다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보텀은 부상으로 8개월이나 일을 쉬어야 했다.

보텀은 경찰들에게 "왜 이러느냐"고 여러 번 물었지만 제대로 대답은 없었다.

한 경찰은 "당신을 10마일이나 뒤쫓았다"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경찰은 보텀이 몇 차례 더 체포 이유를 묻자 "과속해서 뒤쫓았다"라고 답했다.

보텀은 "조금이라도 수상하게 움직이면 (경찰들이) 날 쏠 분위기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가 계속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경찰관들은 "일을 잘했다"라면서 서로를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법원에서 보텀이 경찰의 신호를 무시했다는 점은 유죄로 인정됐지만, 과속과 체포에 저항했다는 혐의는 기각됐다.

보텀은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로완카운티 부보안관과 솔즈베리경찰서 경찰관 2명을 상대로 지난 2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별도로 징계받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등으로 '경찰력 남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플로이드를 살해한 혐의로 백인인 전 경찰관 데릭 쇼빈은 최근 법정에서 배심원단 유죄평결을 받았다.

최근 버지니아주에선 흑인 육군 장교가 교통단속을 받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이들을 고소하는 일이 있었다.

백인 경찰관들이 흑인 장교를 강압적으로 대하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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