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원순 사태 '좌천' 인사에…시의회 "의회 무력화" 비판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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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서울시의회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인사 조치를 두고 불만을 표출하면서 서울시와 시의회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전날부터 오 시장의 인사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영등포2)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19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29일자 서울시 고위직 공무원 전보인사에 대해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부정"이라며 "서울시의회의 통 큰 협력에 '의회 무력화'로 답한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서울시의회 각 상임위원회는 이미 계획된 의사일정에 따라 서울시 주요 부서에 대한 업무보고를 계획했으나, 전보 인사에 따라 전보대상 부서장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의회는 전날에도 "지난 1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제300회 임시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회기 중 시의회와의 소통 없이 인사발령을 한 것은 서로 소통과 화합을 지향하기로 한 약속을 무위로 돌리는 행위"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는 오 시장이 지난 19일 단행한 2급 간부 전보를 언급한 것이다. 오 시장은 29일자로 도시교통실장, 행정국장, 상수도사업본부장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특히 해당 인사 조치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문책성 인사'여서 시의회가 더욱 '발끈'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 시장은 사건 당시 서울시 대처가 늦고 박 전 시장의 장례식을 서울시 기관장으로 치르는 등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가 잇따른 데에, 책임자였던 김태균 행정국장을 상수도사업본부로 '좌천'시켰다.
오 시장과 시의회는 '불편한 동거'라는 예상을 깨고 '화합 모드'로 출발했다. 오 시장이 취임 첫날 첫 외부 일정으로 시의회를 방문, '90도 인사' 등 저자세로 협조를 거듭 요청하면서다. 시의회 전체 109명 의원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300회기 기념행사'에서는 오 시장은 시의회와의 관계를 '함께 모기 잡는 부부 사이'로 비유하며 견제와 함께 협력을 기대했다.
시의회 역시 7월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오 시장에 '지방자치 구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먼저 제안해 성사시키기도 했다. 보궐선거 전부터 오 시장 당선 시 내곡동 땅 의혹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날을 세우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충돌을 계기로 오 시장과 시의회의 허니문 기간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인사는 서울시장의 고유 권한인데, 이를 두고 서울시의회가 난색을 표한 것은 지나치다는 관측이다.
서울시의회의 이 같은 태도가 '삼권분립' 침해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상임위 직전 바로 인사발령을 냈다면 '의회 경시'라고 볼 수 있지만 기간을 고려해 29일자로 낸 게 아니냐"며 "시 내부 인사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억지이자 '발목잡기'식 주장"이라고 당혹스러워했다.
앞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오 시장 취임 직후 시청 직원 전체에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당부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삼권분립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진의가 어긋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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