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신한 오세훈 사과문, 지지층 아닌 20대 女가 호응
선거 뒤 정치권서 ‘이남자’ 주목할 때…吳는 여성친화 행보 재조명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고 박원순 시장 성범죄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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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과가 ‘이여자’(20대 여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선거 이후 정치권이 연일 ‘이남자’(20대 남자) 담론에 몰두하고 있는만큼, 보궐 선거 취지를 살린 오 시장의 행보가 ‘이여자’(20대 여자) 집단과 새로운 접점을 키워나가는 모양새다.
20일 발표한 박원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사과문은 SNS 등을 기반으로 한 2030 여성 집단에서 크게 회자됐다. 사과문 발표 직후 먼저 박 전 시장 성추문의 피해자부터 감응했다. 피해자는 “무엇이 잘못이었는가에 대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정한 사과였고, 제 입장을 헤아려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며 입장문을 냈다.
오 시장을 지지하지 않는 20대 여성 사이에서도 최근 행보만큼은 만족스럽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시민 김모(29·여, 성북구) 씨는 “솔직히 살아생전 오 시장을 칭찬하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다”며 “‘성범죄·성희롱·성폭력·피해자·2차가해’ 단어를 속 시원하게 사용했고, 앞에서 사과문을 읊기 전에 관련 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까지 끝냈다는 점에서 남은 불편함이 사라졌다”며 “솔직히 살아생전 오 시장을 칭찬하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다”고 했다.
오 시장 행보에 반응하고 있는 이여자 집단은 지난 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가장 적은 표를 줬던 성별·연령 집단이다. 당시 오 시장의 득표율은 방송3사 출구조사 기준으로 18세·19세·20대 여성(40.9%)이 가장 낮았다. 전체 성별·연령 집단 가운데는 유일하게 박영선 후보 득표율(44.0%)보다 뒤쳐졌다.
하지만 선거 이후 상황이 뒤집히면서, 오 시장이 지난 임기동안 보여온 여성친화 행보가 덩달아 재조명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7월 ‘서울지하철 여성전용칸’을 19년 만에 부활시키려 했던 장본인이다. 그보다 앞선 2009년엔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여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성전용주차장을 도입하는등 다양한 여성정책을 실현했다 .
오 시장은 2006년 33대 임기 첫 행사도 여성신문 주최 사진전으로 시작했다. 여성신문이 주최한 ‘눈으로 이해하는 평등사회 사진전’ 개막식에 참석한 오 시장은 당시 “여성의 지위 향상과 평등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양성평등 사진전을 취임 첫 행사로 갖게 돼 뜻깊다”며 “여성 취업·창업 교육과취업 기회를 늘려 여성의 경제활동을 돕고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과거 환경운동 관련 이력들은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 줄이기)와 환경을 위한 채식운동 등에 주목하는 2030 여성들과 또다른 접점이다. 과거 그는 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로 참여하며 이후 시민상담실 실장으로 무료상담에 나선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 활동 이력을 바탕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도 환경위원으로 활동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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