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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배심원단, 플로이드 살해 경관에 ‘만장일치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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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1개월 만에 단죄 평결

2급 살인 등 3개 혐의 모두 유죄

보석상태 쇼빈 즉각 재수감돼

WP “정의 구현 역사적 의미”

언론 “최소 수십년간 수감될 듯”

바이든 “안도할 수 있게 돼” 환영

유족에 전화 위로·백악관 초청

해리스 “정의가 실현된 날” 만족

세계일보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은 쇼빈(왼쪽)이 법정에서 등 뒤로 수갑이 채워져 구금시설로 이송되는 모습. 미니애폴리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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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9분29초 동안 무릎으로 눌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45)에게 20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보석으로 풀려나 있던 쇼빈은 평결에 따라 즉각 재수감됐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25일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 약 11개월 만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백인 경찰관이 흑인 범죄 혐의자 체포 과정에서 혐의자를 살해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평결이 모든 미국인에게 정의가 구현되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높이 평가했다.

플로이드는 쇼빈의 무릎에 짓눌려 있으면서 무려 20차례 이상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하다가 결국 사망했다. 그의 숨이 끊어진 뒤에도 쇼빈은 계속 플로이드의 목에서 무릎을 떼지 않은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폴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미국 전역과 세계 주요 도시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를 내건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전개됐고, 이 시위에 수백만명이 참여했었다.

배심원단은 이날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혐의를 받는 쇼빈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평결했다. 쇼빈이 플로이드를 살해한 행위는 한 가지이나 검찰은 쇼빈의 살해 의도를 놓고서 3가지 혐의로 구분해 기소했다. 배심원단은 3가지 중 어느 한 가지 혐의를 선정하는 대신 모든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리면 담당 판사가 구체적인 형량을 정해 2개월 뒤 선고한다.

최대 형량은 2급 살인이 40년, 2급 우발적 살인은 10년, 3급 살인은 25년이다. 이 때문에 산술적으로 따지면 최대 75년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나, 판사가 3가지 혐의에 대한 형량을 모두 추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결할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쇼빈이 최소 수십년 동안 감옥에 수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일보

환호하는 시민들… 지난해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배심원단 평결이 내려진 20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이 플로이드 얼굴을 그린 손팻말 또는 두 손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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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단은 백인 6명, 흑인 4명, 다인종 2명 등 12명이었고 성별로는 여성이 7명, 남성이 5명이었다. 배심원단이 약 10시간에 걸친 심리 끝에 만장일치로 3가지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내림에 따라 재판 진행 중 보석으로 풀려났던 쇼빈은 즉각 다시 구속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평결이 나오자 백악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가 모두 안도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오늘은 정의가 실현된 날”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결이 나오기 전에 “압도적인 증거가 있으니 좋은 평결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해 재판 개입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텔레비전으로 평결 발표를 지켜본 뒤 플로이드 유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바이든은 유가족과 변호인단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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