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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죽어서도 편히 못 쉬는 미얀마인...시위대 무덤까지 파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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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주택가에서 일상이 된 총격·연행

"어제도 미얀마 곳곳에서 젊은이들 줄줄이 연행"

"미얀마군, 불 끄러 출동한 소방대에도 총격"

군에 저항하는 시위·희생자 추모 계속돼

[앵커]
미얀마 군부가 반 쿠데타 시위에 참여했다 숨진 시민들의 묘지를 파헤쳐 시신을 멋대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군부는 또 숨진 시위대 숫자를 축소하며 '군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19세 소녀 치알 신이 시위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는 억지 주장도 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여진 기자!

미얀마군의 악행과 이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 계속되고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 군경이 주택가에서 시민을 향해 총격을 가하거나 집안에 들이닥쳐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가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어제도 미얀마 곳곳에서 젊은이들이 줄줄이 연행돼 가는 모습이 시민들의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연행된 사람 가운데 고문을 받다 숨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트럭이 한 시신을 주택가에 던져 놓고 갔는데 머리에는 총상이 있었고 몸 군데군데 화상 자국이 있어 살해 전 고문을 받은 것 같다는 글이 SNS에 있었고요.

군이 이 같은 시신을 매일 아침 던져놓고 간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경이 주택이나 오토바이 등에 방화까지 하고 있는데요.

어제는 심지어 불을 끄기 위해 출동한 소방대에도 총격을 가했다고 합니다.

화재 진압을 막기 위해서라는데요.

이 같은 군의 만행에 저항하는 시위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임도 계속됐습니다.

인권단체 집계를 보면 현재까지 미얀마 군경에 숨진 사람은 738명, 끌려간 사람은 3천261명입니다.

[앵커]
숨진 시위대의 무덤을 파헤쳐서 시신을 가져갔다는 소식도 있던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앞서 지난 9일 하룻밤 새 80명 이상 숨진 곳이 최대 도시 양곤 인근에 있는 바고라는 지역입니다.

당시 유탄 발사기와 박격포 같은 중화기를 발포해서 시민 82명이 한꺼번에 무참히 살해됐는데요.

유족에게 "시신을 돌려받고 싶으면 돈을 내라".

우리 돈으로 10만 원에 해당하는 12만 짯을 시신 한 구당 뜯어냈다고 하죠.

그 지역 한 공동묘지에 시위 도중 숨진 시민 12명이 나란히 묻혔습니다.

추모비에는 '봄 혁명의 영웅'이라고 쓰여 있었는데요.

이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군부는 불법이라며 시신들을 모두 파내 아무 표시가 안 된 별도의 장소에 묻어 버렸습니다.

대체 뭐가 불법이란 건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장 과정에서 시신들을 땅 위에 올려놓았는데 이 때문에 심한 냄새가 났다고 목격자들은 전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미얀마 시민들은 "이제 고인에게 편히 쉬라는 말도 할 수 없게 됐다"며 "사악하고 괴물 같은 군부"라고 비난했습니다.

[앵커]
미얀마 군부가 자신들이 죽인 시민의 숫자를 축소했는데 금세 거짓말인 게 탄로 났다고요?

[기자]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 AAPP가 집계하고 있는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738명입니다.

그런데 미얀마 군부는 이 숫자가 과장됐다며 실제로는 258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방송 MRTV에서 말한 건데요.

그중에서도 자신들의 총격에 숨진 시민은 240명뿐이다.

나머지는 자연사했거나 사고로 숨졌거나, 아니면 시위대가 서로 총격을 가하는 와중에 숨졌다고 우겼습니다.

그런데 그 MRTV에서 사망자 목록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군부의 말이 거짓말인 게 탄로 납니다.

네티즌들은 사망자 번호에 624번이 있다는 걸 캡처해서 올렸는데요.

군부가 최소한 624명의 사망자를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이에 시민들은 "컴퓨터에서 한 줄을 지우는 것도 모르느냐" "형편없는 컴퓨터 실력이 거짓말을 가리지 못했다"며 비꼬았습니다.

게다가 시위대가 서로 총격을 가하는 와중에 숨졌다고 군부가 주장한 3명 가운데 우리에게도 '태권 소녀'로 잘 알려진 치알 신이 포함돼 네티즌들은 경악하고 있습니다.

19세 소녀 치알 신은 '다 잘될 거야'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나섰다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지며 '군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인물입니다.

군은 심지어 장례식장 다음 날 이 소녀의 무덤을 도굴한 적도 있었는데 이를 두고 사망 원인을 조작하기 위한 것이란 의혹이 무성했습니다.

[앵커]
치알 신이 사망 당시 입고 있었던 '다 잘될 거야'란 티셔츠가 유명해진 것 같은데 이걸 돈벌이에 이용한 사람들이 있다고요?

[기자]
네, 우리 국회의원도 같은 티셔츠를 입고 국회에 출석했을 정도로 미얀마 군부 저항의 상징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 티셔츠가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에는 'Everything will be OK' '다 잘될 거야'라는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판매하는 코너가 여러 개 개설돼 있습니다.

일부 코너에는 치알 신이 군경의 총격을 피해 달아나던 생전의 마지막 모습을 버젓이 배경 사진으로 올려놓은 곳도 있어서 네티즌들의 비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쇼피 측은 미얀마 군사정권의 총에 맞아 숨진 시위대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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