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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미나마타병 잊었나"…피해자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반대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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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사상 최악의 환경오염 사고로 기록된 미나마타(水俣)병 집단발병 사태로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결정한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고 나섰다.

미나마타병은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미나미타시(市)에 있던 한 화학공장이 지속적으로 방류한 메틸수은 함유 폐수로 인해 1956년 발병이 확인된 수은 중독성 신경질환이다.

미나마타병 환자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도 폐수에 섞인 수은이 바닷물에 희석돼 안전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미나마타만(灣)에서 잡힌 물고기와 조개를 먹은 지역 주민들이 어패류에 축적된 수은을 간접적으로 섭취하면서 신경 마비, 언어장애, 난청 등의 증상을 일으켰고 사망자가 속출했다.

1965년에는 니가타(新潟)현에서도 공장 폐수가 원인인 미나마타병이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2004년 최종 승소했고, 미나마타병 50주년인 2006년 4월 세워진 위령비에는 희생자 314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1일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열린 미나마타병 공식 확인 64주년 행사. [교도=연합 자료사진]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미나마타병 피해자ㆍ지원자 연락회는 전날 미나마타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미나마타병의 교훈을 전혀 돌아보지 않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려는 것"이라며 이 결정에 단호하게 항의하고 반대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구마모토, 니가타(新潟) 등 2개 현(縣)의 미나마타병 피해자 관련 9개 단체로 이뤄진 연락회는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삼중수소(트리튬)가 함유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오염 농도를 법정기준치 이하로 낮추어 방류하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해양에 방출하는 트리튬 등의 총량은 감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환경에 배출되는 공해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미나마타병으로 경험했다며 삼중수소 등을 함유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선 방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락회 사무국에서 활동하는 다니 요이치(谷洋一ㆍ72) 씨는 기자회견에서 "미나마타병으로도 이만큼(엄청난) 피해가 나오고 있다"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오염수를 처리해 방류하는 물이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주장을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임신 상태에서 수은에 중독돼 태아성 미나마타병을 앓고 있는 나가이 이사무(長井勇ㆍ64) 씨는 "미나마타병에 걸려 고통스럽다. (제발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지 말아 달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일본 정부에 호소했다.

201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수은조약당사국총회에서 수은 피해 근절을 호소했던 마쓰나가 고이치로(松永幸一郎ㆍ57) 씨는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느냐"며 일본이 세계의 모범이 되지 않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도쿄전력이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처리한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까지의 상세한 공정표를 이르면 5월 중에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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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마라'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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