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장애인의날' 맞아 각종 행사 열리지만…
장애인 단체 "우리가 원하는 건 이동권 확대"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1급지체장애인 여동수(52세)씨가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2021.4.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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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시가 장애인 콜택시를 무료 운행한대요. 너무 시혜적이죠. 공짜라고 놀이공원 보내주는 느낌이에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시가 오는 23일까지 장애인의 날 기념 주간을 운영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행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2015년 장애인 이동권 증진 약속했지만…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지금까지 정치인의 립서비스는 있었지만 행정이나 정책은 따라주지 않았다"고 서울시의 장애인 정책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건 항상 같다"며 "모든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와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지하철역에서는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2015년 서울시는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2025년까지 저상버스 운행이 가능한 시내버스 노선에 100% 저상버스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4월 현재 서울시 지하철의 승강시설 확보율은 92.2%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9일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역내 승강시설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저상버스 도입률은 58%에 불과하다.
변 국장은 "이마저도 장애인들의 투쟁을 통해 얻은 결과"라고 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과 버스에 탑승하는 이동권 보장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애인 단체의 저상버스 도입 요구를 인용하며 "오세훈 (시장)이 이것만 해결해도 칭송받을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사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버스전용차로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를 점거한 후 저상버스 100%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2021.4.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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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버스요금 무료 공약에…"요금 무료면 뭐하나 탈 수 있는 버스가 없는데"
장애인 단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애인 공약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오 시장은 보궐선거 당시 장애인 버스요금 무료화, LPG 소비세 감면 건의 등을 약속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는 "오 시장의 공약에는 보편적인 이동권 내용이 없다"며 "버스요금을 무료화해도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가 몇 대 없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의 저상버스 조기 도입 약속에도 "조기에 도입하겠다고만 했지 정확한 수치나 실천계획이 담겨있지 않다"고 했다.
LPG 소비세 감면은 차량이 있는 일부 장애인만 혜택을 본다고 했다.
변 국장은 "가난하고 힘없는 장애인들은 운전도 못 하고 자동차도 없다"며 "LPG 소비세 감면에 필요한 5000억원이면 서울시가 약속한 저상버스를 다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변 국장은 "장애인의 날을 책임 있게 맞이하려면 저상버스와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예산 확보를 자신 있게 발표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
한편 오 시장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날 오후 2시 서울시 복지상 장애인권분야 시상식에 참석한다.
이어 오후 2시25분에는 서울시 장애인단체와 간담회를 한다. 시각장애인, 지적발달장애인 등 22개 장애인 단체 대표와 활동보조인 등 40여 명이 참석한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 후보였던 지난달 31일 장애인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소통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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