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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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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도 정유주 '부진'…"비행기 떠야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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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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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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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이 재고 감소와 국제 정세 불안에 다시 60달러대로 올라섰지만 정유주는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하지 못해 원유 가격이 강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2.97달러(4.9%) 뛴 배럴당 63.15달러를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9일로 끝난 일주일 동안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590만배럴 줄었다고 발표했다. 3주 연속 감소세다. 시장 예상치(290만배럴)보다 훨씬 큰 감소폭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또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전년 대비 하루 570만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전 전망치보다 하루 23만배럴을 상향 조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최근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이전보다 하루 10만배럴 상향했다.

원유 주요 생산국인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상향한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고성능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을 사용해 농도 60%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겠다며 이는 '악에 맞선 대응'이라고 밝혔다. 또한 걸프 해역에서 이스라엘 회사 소유 화물선이 공격받는 일이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등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르면 이란은 IR-6는 시험용으로만 가동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가 핵합의를 파기했지만, 미국과 이란은 이달 초 핵합의 복원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핵합의 파기 당시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시켰고,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정유주들도 1분기 호실적이 기대된다. 다만 정제마진이 아직 BEP(손익분기점)을 밑돌아 안정적인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수요가 더욱 회복돼야 한다.

FN가이드에 따르면 S-Oil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 평균치)는 3408억원이다. 1개월 전 대비 약 1400억원이 늘었다. 코로나19(COVID-19) 이전인 2019년 1분기 2704억원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458억원로 1개월 전 대비 3400억원이 급증했다. 역시 2019년 1분기에 기록한 3311억원을 웃돈다.

그러나 정유주들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15일 S-Oil은 전날보다 1.25% 떨어진 7만8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과 같은 27만6500원을 기록했다.

1분기 호실적의 바탕에는 원유 평가이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증권가의 관측이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Oil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 3296억원 중 원유 재고평가이익이 231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도 1분기 예상 영업이익 4296억원 중 재고 평가이익이 1800억원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5월부터 3개월간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했고, 미국 한파 충격 이후 산유량이 회복되면서 유가는 하반기로 갈 수록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도 정유 수요는 2022년 중순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글로벌 정유 수요가 95% 이상 회복돼야 순수입 국가부터 자국 생산량을 충분히 소화한 후 원유 수입이 재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항공사들의 정상 운행 여부가 관건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항공유 생산과 수출비중이 높다. 전 연구원은 "항공 운항편수가 90~95% 이상 회복되기 전까지는 항공유 생산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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