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축제 거부했지만, 군인들 즐겨
민심과 이반된 군부에 시민들 분노 솟아
미얀마 사관생도들이 전통 물 축제 기간을 맞아 춤추며 즐기고 있다. 2월 쿠데타 이후 시민 700여명을 학살한 군경이 민심과 얼마나 이반돼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사진=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얀마에서 군경에 의해 700여명의 시민이 학살당한 가운데 사관 생도들이 축제를 즐기며 춤추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군부의 정서가 민심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장면에 미얀마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미얀마는 이번 주 최대 축제인 전통설 띤잔(Thingyan) 연휴를 맞았지만, 이 기간 유명한 물 축제는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로 열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군인들은 오히려 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15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는 만달레이의 한 사관학교에서 전날 생도들이 띤잔 축제를 즐기는 영상이 보도됐다.
1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시끄러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수백 명의 생도들이 다채로운 색상의 옷을 입고 손을 위로 흔들거나 아래위로 뛰면서 춤을 추고 있다.
주변에서는 호스와 물총 등으로 이들에게 물을 뿌리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이라와디는 이 영상에 "2월 쿠데타 이후 숨진 수백명의 시민들의 희생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다른 곳에서는 시민들이 띤잔 축제를 벌이는 것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민주진영 임시정부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도 해당 영상을 공유하면서 "민간인들은 공포 속에서 살고 있는데, 군인들은 띤잔 축제를 기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를 침략한 외국 군대에 더 가깝다"고 강조했다.
CPRH는 또한 "명백히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칙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군부는 현재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에 대해 지난해 11월 총선 유세 과정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로 기소한 바 있다. 하지만 자신들은 이런 원칙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달 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인터뷰한 미얀마 전·현직 장교 4명은 "군인 대부분이 세뇌됐다" "군은 시위대를 범죄자로 간주한다. 병사 대부분은 일생동안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현직 장교는 "대다수 군인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이들에겐 군부가 유일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까지 숨진 것으로 확인된 시민들은 715명에 달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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