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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미얀마군 카친 또 공습…"생라면·생쌀 먹으며 숨어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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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친족과 정부군 교전으로 양측 모두 많은 희생자 발생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군이 소수민족 주요 무장세력 중 하나인 카친독립군(KIA) 활동지역과 거주지를 다시 공습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카친독립군이 민주 진영과 손잡고 저항의 움직임을 보이자, 전투기까지 동원해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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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 전투기가 카친독립군이 점령한 초소를 공습한 모습
[카친뉴스그룹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얀마군과 KIA는 쿠데타 이전까지는 휴전 협상 중이었지만, 지난달 8일 반군부 시위를 벌이던 카친족 2명이 군부 폭력에 숨진 뒤 충돌을 계속해오고 있다.

카친족이 사는 카친주는 미얀마 최북단 지역으로 중국,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KIA는 군과 경찰을 공격했고, 정부군은 박격포 등 중화기는 물론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을 감행했다.

양측은 카친주의 알로 힐 등 전략 요충지를 서로 뺏고, 탈환하기 위해 교전하고 있다.

14일에도 카친주 상공에 전투기가 나타나 마을을 공습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카친주 주민들은 전투기 공습에 대항할 방법이 없기에 몸을 숨기기 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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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얀마군 전투기가 카친주 마을을 공습한 모습
[트위터 @IrrawaddyNews]



특히, 산으로 숨은 주민들이 전투기가 야간에 불빛을 보고 공습할 것을 우려해 요리하지 못하고, 생라면과 생쌀을 씹어먹으며 버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7세 여학생이 미얀마군 공습 당시 자신이 경험한 일을 설명하는 동영상이 SNS에 퍼졌다.

이 학생은 "오후 7시15분께 공습이 시작돼 달아났다"며 "달빛 아래서 달려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달아나던 누군가가 '엎드려'라고 말해서, 엎드렸고, 계속 도망쳐서 높은 곳으로 숨었다"며 "나흘 밤을 야외에서 보내면서 총소리를 들으면 더 멀리 달아났다"고 덧붙였다.

이 학생은 "생라면 몇 개만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그걸 먹을 수밖에 없었다"며 "만약 끓이려고 불을 피우면 공습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또 "(나중에) 쌀로 밥을 짓긴 했지만, 익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생쌀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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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 공습에 달아난 학생 "생라면 먹으며 버텼다"
[트위터 @PVamplify]



미얀마 시민들은 정부군이 비무장 시민들한테도 공습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군의 공격으로 최소 40명이 숨졌고, 수천 명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군에서도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정부군이 KIA로부터 전략 요충지를 탈환하려다 참패를 당했다는 것이다.

KIA는 전날 기준으로 정부군 38명을 포로로 붙잡았다.

포로 중에는 홀로 낙오돼 8일 동안 바나나 봉우리(banana buds)만 먹고 버티다 붙잡힌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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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북단 카친주(빨간선) 위치
[구글맵]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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