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양모 "손바닥으로만 때렸다" "죽을 줄 몰랐다"

14일 서울남부지법 '정인이 사건' 결심공판
피고인 양모 장씨 신문 열려··· 혐의 부인
남편 안씨 개입도 "전혀 없었다" 주장해

[파이낸셜뉴스] 입양된 지 10개월 만에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고 정인양(입양 후 안율하·사망 당시 16개월) 사건 결심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장씨는 정인양을 발로 밟은 적도 주먹으로 친 적도 없다고 발언했다.장씨는 다만 육아 스트레스로 정인양을 손바닥 등으로 수차례 가격한 적은 있다고 주장했다.

췌장 완전 절단과 장간막 파열, 후두부 7cm 골절 등 다수의 중상이 여성의 손바닥 가격으로는 생길 수 없는 손상이란 점에서 재판부가 장씨 증언의 진실성을 어떻게 판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입양 이후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다 생후 16개월만에 복부 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숨진 정인양. fnDB

■양모 장씨 "발도 주먹도 안 썼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씨와 아동학대 등의 혐의만 받는 양부 안모씨의 6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장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통해 장씨에게 직접 정인양 학대 상황을 일일이 캐물었다.

장씨는 검찰의 집요한 질문에도 핵심 혐의 전부를 부인했다. 사전에 충실히 준비한 것처럼 학대혐의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는 혐의 일체를 완전히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정인양의 직접적 사망원인이 된 장간막 파열과 그 며칠 전 있었던 췌장 절단을 입힐 수 있는 타격은 전혀 한 일이 없다고 잡아뗐다.

특히 복부를 수차례 때린 건 맞지만 발로 밟거나 특별한 방식의 타격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죽을 줄 몰랐다는 주장이 일관됐다.

장씨는 “피해자 복부를 강하게 수차례 때리고 의자 위로 집어들어서 떨어뜨린 아이인데 졸려서 계속 잠이 들려한다는 건 폭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당연히 의심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저 “잘못했습니다”하고 답했다.

검찰이 “피해자를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언니를 어린이집에 데려가고, 그 때문에 이송이 상당시간 늦어졌는데 어떤가”라고 묻자 “그땐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자신의 타격으로 사망할 수 있었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생후 16개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로 남부지법으로 정인이 양모를 태운 호송차량이 들어서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외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가장 심한 폭행, 심각한 줄 몰랐다?"
장씨는 정인양 사망 당일 남편 안씨에게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라고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서도 “아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전했다.

또 당시 심각했던 아이 상태에 대해서 그저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표현했다.

심각한 상황 속에서 어묵 공동구매 관련 댓글을 단 데 대해서는 “공동구매 약속을 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라고 답했다.

정인양 사망 며칠 전 정인양을 바라보며 “이리와”라고 무섭게 수차례 부르는 영상에 대해 검찰이 캐묻자 장씨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라며 “제가 무서운 사람 역할 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장씨는 공판검사가 “10월 13일 사망당일 폭행이 가장 심했냐”고 묻는 물음에 “가장 심했다”고 인정했다. 장씨는 “전에 받은 스트레스가 누적됐고, 안 먹는 아이 때문에 걱정도 했고, 제가 열심히 만들어준 음식을 먹지 않아서 반항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났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분노했다”고 발언했다.

한편 장씨 측 변호인의 신문에서 변호인은 장씨에게 “아파트 청약을 위해 입양한 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장씨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남편에게 때린 사실을 알린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장씨는 “없었다”며 안씨의 개입을 부인했다.

정인이 사건 주요 정보 정리. fnDB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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