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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방역 과학에 반해" vs "반대만 말고 상생방역 묘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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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도 들쑥날쑥·업주 '검사 시늉만'…검사 비용·후속조치 물음표

자영업자들은 '환영'…"유흥업소는 충분히 활용 가능" 의견도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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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기한 서울형 상생방역을 두고 방역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다중이용시설 방역지침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오세훈표 방역'은 업종별 영업시간 제한 세분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에 일률적으로 실시하던 영업제한을 각 업종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장기간 방역지침으로 피해를 호소하던 자영업자들을 고려한 일종의 고육책이다.

유흥주점·노래방 등은 주 영업시간이 오후 10시 이후인 만큼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음성이 확인되면 오후 10시 이후에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가 PCR(유전자증폭) 검사보다 떨어지고, 검사 실시 방식이나 검사 후 검사자에 대한 관리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18~90% 정확도 들쑥날쑥…업주가 실시하는 검사 '시늉'만 할 수도

자가검사키트는 주로 신속항원검사 방식을 활용한다. 유전자를 증폭해 체내 세포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유무를 확인하는 PCR검사와 달리,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항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PCR검사는 작은 분자 단위의 유전자 물질을 대량으로 키워서 검사해야해 시간 소요가 많이 들지만, 항원검사 방식은 검사 결과를 15~30분이면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정확도는 항원검사 방식이 PCR검사보다 떨어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콧속 깊숙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비인두도말 PCR검사는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하는 확률) 98% 이상, 특이도(음성을 음성으로 판단할 확률)가 100% 수준이다.

비인두도말 방식의 신속항원검사는 민감도가 90%, 특이도가 96%로 나타났다. 다만 비인두도말이 아닌 비강 혹은 타액(침) 방식 등 검사 방식에 따라 민감도는 더 내려갈 수 있고, 제조업체가 공개한 민감도가 전문학회의 검증에서는 더 낮게 나타난 사례도 있다. 최근 대한의학지에 실린 서울대병원 연구팀 결과에서는 국내 한 업체의 진단키트 민감도가 17.5%에 불과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여기에 의료진이 아닌 다중이용시설 업주 또는 이용객이 실시하는 검사는 더욱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비인두 또는 비강까지 긴 면봉을 깊숙이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데 손님이 급한 업주 입장에서는 찌르는 시늉만 하는 등 방역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만약 실제로는 양성인 사람들이 노래방에 입장하기 전 음성이 나오면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신나게 놀 것이고, 노래방을 나와서도 더 많이 돌아다니게 될 것"이라며 "(오 시장의 방안은) 과학에 반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노래방 이용 1만원 추가 비용 누가?…검사 후 후속조치도 물음표

만약 자가검사키트를 실제로 다중이용시설 입장 전 활용을 한다고 해도 비용·확진 후 대처 등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는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가 되지 않았지만,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여러 제품이 허가를 받고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은 약 5~10달러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도입될 자가검사키트도 1만원 전후 가격이 예상된다.

매일 10만명만 검사를 한다고 해도 10억원씩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정부가 아닌 영업장 혹은 이용객이 지불한다고 해도 한두 시간 노래방 이용을 위해 이같은 비용을 감당하겠냐는 것이다.

검사 대상자가 되는 이용객의 관리 문제도 크다. 검사 시간이 짧다고 해도 15~30분은 기다려야 하는데, 영업장에서 이를 위한 대기 공간이 마련하기는 어렵다.

검사 대상자가 양성일 경우에는 해당 대상자와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바로 PCR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일반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이같은 후속 관리가 제대로 실시되기는 쉽지 않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사람을 격리하고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게 밤시간이라는 것이다. 우리 방역대응 인력이 쉬는 시간에 다시 일을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비용 면에서도 개인이 감당한다 하더라도 어떤 시민이 1만원씩 추가 비용을 내고 영업장을 운영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자영업자들 '오세훈표 방역' 환영…"유흥업소는 충분히 활용 가능" 의견도

방역당국은 주기적 검사·후속 관리가 가능한 시설에서의 자가검사키트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방역당국은 요양시설, 장애인시설, 기숙사 등 검사 대상자가 일정하고, 후속 관리가 가능한 영역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서울형 상생방역이 곤경에 처한 자영업자를 위한 고육책인 만큼 무조건 반대보다는 방역도 잡고 자영업자도 살리는 상생의 묘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자영업자들은 "그렇게라도 장사를 할 수 있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장기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현재의 방역 수칙 준수보다 더 안전한 영업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오후 10시 영업제한으로 몰래 영업을 하는 유흥시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음성적 영업을 양성화할 경우 오히려 방역에 이득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늦은 밤 자가검사키트로 확인되는 양성자 처리도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면 비용과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래방의 경우는 검사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만, 유흥업소에서는 술·음식을 먹고 하다보니 충분히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24시간 검사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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