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국무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4.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정부랑 서울시가 싸우는데 왜 상인들이 실험대상이 돼야 합니까"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노모씨(34)는 '서울형 거리두기'에 대한 의견을 묻자 "너무 좋다"면서도 "정치인들이 서로 잘났다고 싸우느라 상인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했다.
13일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를 반기면서도 이를 두고 의견이 나뉘는 정치권과 정부에 실망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취임 직후 일률적인 영업제한이 아니라 업종별 맞춤형 방역수칙을 만들겠다며 '서울형 거리두기'를 내놨다. 이를 위해 식약처에 자가진단 키트 사용 승인도 요청했다.
업종별로 영업시간을 다르게 하는 대신 영업장 입장 전에는 자가진단 키트를 사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하면 10~20분 이내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의료진이 진행하는 PCR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검사할 경우 감염이나 주변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상인들은 자가진단 키트 검사가 현행 거리두기 방역수칙보다는 낫다고 입을 모았다.
이태원에서 7년 동안 클럽과 주점을 운영한 유모씨(38)는 "(자가진단 키트 활용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가게를 열 수만 있다면 너무나 환영한다"고 했다.
유씨는 "이태원에는 오후 8시에 첫 손님이 오는데 오후 10시에 문을 닫으면 장사를 할 수가 없다"며 "지금의 방역수칙은 불법영업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원 상인 대표를 맡고 있는 임동욱씨도 "일괄적인 방역수칙에 피해를 너무 많이 봤다"며 "서울형 방역을 다들 반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임씨는 "우리도 방역수칙을 지켜서 체온을 재고 큐알 체크를 하고 있지만 무증상을 걸러낼 수가 없다"며 "자가진단 키트를 도입하면 더 정확한 필터링이 가능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거리두기에 지쳤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태원 상인 노씨는 "무엇이든지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1년째 하고 있어 지겹다"고 했다.
그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서울시장 선거할 땐 나경원 후보, 안철수 후보 등이 다 만나 줬다"며 "같은 이야기를 무한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이번 주 중에 서울형 거리두기 뼈대를 만들고 다음 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시행 방법·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bright@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