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 브리핑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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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거리두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유흥업계를 비롯한 소상공인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하고, 업종별로 차등을 둬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후 자영업자 사이에서 환호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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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은 환영, 타 업종은 불편
코로나19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3일 오후 6시에 회의를 열고 서울형 거리두기와 관련한 논의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손실 보상 필요성 등에 한목소리로 내온 비대위 내에서도 오 시장이 추진하려는 ‘서울형 거리두기’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대위 위원은 “영업손실 보상이나 거리두기 형평성 마련과 같은 부분에서는 공통 의견을 내왔지만 이번에는 업종별로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며 “유흥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음식점이나 카페를 대표하는 협회 측은 대놓고 얘기는 못 하지만 껄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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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계 "이미 한계…12시라도 꼭"
오 시장은 전날 연 브리핑에서 “서울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영업할 수 있도록 해 드리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유흥‧단란‧감성주점 및 헌팅포차는 자정까지, 홀덤펍‧주점 등은 오후 4시에서 11시로 영업 가능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종은 현재 일반식당이나 카페와 마찬가지로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
서울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자정까지로 제한이 완화되면 최소한의 영업은 가능해진다”며 “1년 넘게 이어진 영업금지와 제한으로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인 만큼 ‘서울형 거리두기’ 시행에 생사가 달려있다”고 했다.
13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용산구 이태원 유흥시설 밀집지역.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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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 적용 불합리", "지방은?" 주장도
반면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1)씨는 “유흥주점이나 헌팅포차의 영업시간을 연장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금보다 더 늘면 결국 그 피해는 자영업자 전체에게 돌아오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은 “기존 24시간 영업하던 카페는 번화가 대형 매장이 대부분이라 10시 영업제한으로 임대료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같은 카페라고 해도 영업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유흥 등 일부 업종만 영업시간을 늘려주는 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이 지나달 29일 서울광장 앞에서 '코로나 1년 자영업실태조사 발표 및 서울시장 후보 자영업정책제안서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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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지방의 거리두기 차이를 우려하는 소상공인도 많다. 경기 부천에서 맥줏집을 하는 김모(51)씨는 “서울만 늦게까지 유흥업소 문을 열게 된다면 인근 도시 사람들이 서울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지방 업주들로부터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난달 도입하려고 했던 거리두기 개편안과 유사한 정도로 서울에서 먼저 실시한 뒤 이를 보완해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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