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코미디쇼 ‘미바리오’(MiBarr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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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칠레의 한 코미디TV쇼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패러디하며 아시안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방송된 칠레의 코미디쇼 ‘미바리오’(MiBarrio)에는 코미디언 5명이 방탄소년단으로 분장해 등장했다.
이들은 진행자가 자기 소개를 부탁하자 '김정우노', '김정도스', '김정뜨레스', '김정꽈뜨로' 등의 답변을 했다.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인 김정은에 스페인어로 숫자를 붙여 '김정은1', '김정은2', '김정은3', '김정은4'로 희화화 한 것이다.
진행자가 진짜 이름을 묻자 이들은 “V, 정국, 어거스트D(슈가), 제이홉, 진”이라고 밝히며 자신들이 방탄소년단을 패러디하고 있음을 알렸다.
진행자가 ‘한국말을 할 줄 아느냐’고 묻자 “한국말을 못한다”면서 중국어를 흉내냈다. 진행자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는 “나 백신 맞았어”라는 뜻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상황에 아시안을 비하한 발언이었지만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방탄소년단 팬들과 네티즌들은 온라인 상에서 ‘Racism is not comedy’(인종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 해시 태그 운동을 이어가며 해당 프로그램과 출연진을 비판했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모든 농담이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 그들의 언어 조롱에 기반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인이 겪고 있는 차별적 공격을 고려할 때 결코 유머로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 방송사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해명했다.
방송사는 "유머는 팬데믹으로 인해 겪고 있는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도록 도와준다. 우리의 의도는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모욕하거나 상처주는 것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개선하며 배우고 경청할 것이다. 시청자분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위해 긍정적인 의견과 비판도 모두 수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팬들은 해명 수준으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방탄소년단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팬들은 트위터 등 SNS에 #'Racism is not comedy'(인종차별은 코미디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프로그램과 출연진을 비판하고 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30일 공식 SNS를 통해 미국, 유럽 등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아시안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 건 저희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 언급하고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했다.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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