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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반복되는 ‘플로이드의 비극’…미 경찰 총격에 흑인 청년 숨져 격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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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브루클린센터 경찰서 앞에서 20대 흑인 청년 단테 라이트가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데 대해 항의하는 시민들이 12일(현지시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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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죽은 미네소타서
체포 불응 20대 비무장 남
성경찰 “테이저건 쏘려다 실수”
재판 와중에…분노 더 커져

미국에서 비무장 상태의 20대 흑인 남성이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대신 권총을 잘못 뽑아든 백인 경찰관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의 재판 기간에, 같은 미네소타주의 인근 지역에서 발생했다.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야간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의 팀 개넌 경찰서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발생한 단테 라이트(20) 사망 사건은 경찰관이 실수로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발사하는 바람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체포를 거부하고 달아나려는 그를 제압하려다 발생한 “우발적인 발포”였다는 것이다.

단테는 전날 오후 2시쯤 브루클린센터의 주택가에서 차를 몰고 가다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유효기간이 지난 자동차 등록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는 이유로 차를 세운 경찰은 신원조회 결과 라이트 앞으로 발부된 체포영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하려 했다. 차에서 내린 상태였던 라이트는 경찰의 체포 요구에 불응하고 다시 차에 타는 과정에서 총에 맞았다.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출동 경찰관들의 보디캠 카메라 영상을 보면 경찰관 2명이 라이트의 차에 접근해 수갑을 채우려고 시도했다. 다른 여성 경찰관이 접근하면서 라이트에게 “당신에게 테이저를 쏘겠다”고 수차례 외쳤다. 라이트가 자동차 운전석에 타는 순간 한 차례 총성이 울렸고 차는 출발했다. 곧이어 “이런 젠장, 내가 그를 쐈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총에 맞은 라이트는 몇 블록을 더 운전해 달아나다 다른 차를 들이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총격을 가한 백인 여성 경찰관은 26년 경력의 킴 포터(48)로 공무 휴직 상태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브루클린센터는 지난해 5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6㎞ 떨어진 곳이다. 특히 브루클린센터가 속한 헤너핀카운티 법원에서는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데릭 쇼빈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비무장 흑인이 백인 경관의 무릎에 뒷목이 눌려 숨진 데 이어 또다시 백인 경관의 총격에 비무장 흑인이 사망하자 시위대 수백명이 브루클린센터에 몰려들어 경찰과 충돌했다. 일부는 인근 상점을 약탈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브루클린센터가 속한 헤너핀카운티 등 3개 카운티에 대해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시위대는 사건 다음날인 12일에도 경찰서 주변 등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라이트 사건에 대해 “정말로 비극적인 일”이라면서도 “약탈을 정당화하는 것은 전적으로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로운 항의는 이해할 만하다”면서 “평화와 진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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