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세터 하승우 |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실력도 있고, 운도 따랐죠."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26)는 챔피언결정 1차전, 첫 세트를 끝낸 자신의 오픈 공격을 떠올리며 씩 웃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그냥 운이 따랐죠"라고 했지만, 하승우는 "사실 내게 공이 올라오길 바랐다. 공격하고 싶었다"고 했다.
운과 실력에 관한 분석은 사령탑과 공격을 때린 세터 사이에서 엇갈렸지만, 결과는 '득점'이었다. 그리고 하승우의 득점은 우리카드의 구단 첫 챔피언결정전 승리로 이어졌다.
우리카드는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0(28-26 25-22 25-23)으로 꺾었다.
OK금융그룹과의 3전 2승제 플레이오프를 2경기 만에 끝내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1차전도 승리로 장식했다.
승부처는 1세트였다.
1세트 27-26에서 대한항공 외국인 공격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후위 공격을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가 받아내자, 나경복이 네트 중앙 쪽으로 높게 공을 올렸다.
세터 하승우가 공을 향해 달려들어 상대 블로커를 이용한 왼손 공격을 했고, 공은 대한항공 센터 조재영의 손을 맞고 사이드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1세트를 끝내는 '세터' 하승우의 득점이었다.
경기 뒤 만난 하승우는 "알렉스의 디그가 경복이 형 쪽으로 갔을 때 '경복이 형이 올린 공이 내 쪽으로 공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라며 "공격은 자신 있었다. 과감하게 때려볼 생각이었다"라고 웃었다.
실제로 하승우는 과감하게 왼팔을 휘둘렀고, 챔피언결정 1차전 1세트는 '하승우의 오픈 공격 득점'으로 끝났다.
하승우는 "사실 고교, 대학 때는 세터로 뛰면서도 기회가 있으면 스파이크도 했다"며 "하지만 '세터가 공격을 자주 시도하는 건, 좋지 않은 버릇'이라는 말을 들어서 프로에서는 자제했다"고 말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승우의 '공격 본능'이 살아났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신영철 감독은 "1세트 하승우의 득점은 행운이었다. 알렉스에게 가야 할 공이 하승우에게 갔는데, 하승우가 운 좋게 득점했다"고 평가했다.
사령탑의 말을 전해 들은 하승우는 "운도 따랐지만, 실력도 가미된 것 같다"고 웃었다.
우리카드 주포 알렉스는 "하승우가 원래 공격을 즐긴다. '그런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때리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하승우가 득점한 경기가 처음도 아니지 않나"라고 하승우의 공격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득점 좋아' |
물론 하승우의 주된 역할은 '공격 조율'이다.
신영철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경험이 많지 않은 세터 하승우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젊은 세터' 하승우와 '현역 최고 세터' 한선수(대한항공)의 대결 구도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하승우는 "한선수 선배는 내 롤모델이다. 대한항공 경기를 자주 보며 한선수 선배의 토스를 연구한다"며 "당연히 내가 한선수 선배에게는 크게 밀린다. 한선수 선배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그래도 경기는 우리카드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큰 경기 부담은 이미 떨쳐냈다.
하승우는 "오늘 아침부터 느낌이 좋았다. 동료들끼리 '즐기자'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많은 전문가가 하승우의 '경험 부족'을 걱정했다.
그러나 하승우는 자신이 출전해 포스트시즌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그 사이 자신감도 자랐다. 하승우는 처음 오른 봄 배구 무대에서 '구단 역사상 첫 우승 배달'을 꿈꾼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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