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종족 반군 습격으로 경찰 최소 10명 사망도
9일 새벽 미얀마 군경이 바고에서 중화기로 공격했다는 정황이 보도됐다. 미얀마 나우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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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이 지난 9일 밤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처음으로 박격포 등 중화기를 발포해 8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와 소수종족 반군 단체가 게릴라전으로 군경에 응수하면서, 미얀마의 내전 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10일 <로이터> 통신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를 보면, 9일 새벽 미얀마 양곤에서 북동쪽으로 90㎞ 떨어진 바고에서 미얀마 군경이 시위대를 공격했다. 이날 시위 목격자들은 군경이 박격포와 유탄발사기 등 화력이 강한 중화기를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한 바고 주민은 <미얀마 나우>에 “그들은 중화기를 발사했다. 아직도 발포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고 시민들은 이날 군경이 발사한 박격포탄의 잔해를 찍은 사진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상황을 전파하고 있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이날 공격으로 총 83명이 숨졌고, 바고에서만 8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초 쿠데타 이후 10일까지 총 사망자는 701명으로 집계됐다. 한 시위대 관계자는 “집단학살 같았다”며 “그들은 모든 그림자에 총을 쐈다”고 말했다. 이날 군경의 강력한 진압에 공포를 느낀 많은 마을 주민들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기 동원 정황까지 드러났지만 미얀마 군부는 시위대 대량 학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9일 기자회견에서 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군부가 정말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한시간 내에 500명도 죽었을 수 있다”며 “군경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자동화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군사컨설팅 업체인 제인스는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 정보 수집과 위협 등의 목적으로 중국산 무인항공기(CH-3A)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공군은 2013∼2015년 중국으로부터 무인항공기 10∼12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전시 수준의 무력을 사용하면서, 시위대와 소수종족 무장단체들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10일 미얀마 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등은 이날 샨주 나웅몬의 경찰서를 공격했고, 경찰관 최소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 현지 매체는 경찰관 1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군부는 소수종족 무장단체들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무장단체들은 군부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민들을 학살했다며 이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군부를 공격해 군인 3명과 주민 1명이 숨졌다고 <미얀마 나우>가 전했다. 사가잉 지역의 타무 주민들은 이날 군인들이 시위 진압을 위해 마을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고속도로 부근에서 매복해 있다가, 사제 수렵총 등으로 군인들과 교전을 벌였다. 지난 4일에는 이곳에서 시위대가 군용 트럭을 향해 던진 수류탄이 터져 군인 4명이 폭사했다. 한 주민은 “군부에 맞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게릴라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군경을 공격한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사형을 선고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군부는 또 쿠데타 이후 사망자 수가 9일까지 248명(이날 AAPP 기준 618명)이라며, 군경이 16명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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