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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65% 지지 확신” 이도엽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가 받은 최종 득표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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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선거운동 기간, 이도엽 서울시장 후보가 한 교회에서 도시락 밑반찬을 만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도엽 후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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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넷]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라고 치면… 제가 의도치 않게 지휘자가 된 셈이죠.”

보궐선거 이틀 전 통화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도엽 후보(38)의 말이다.

‘촛불혁명이 꼭 본인이 서울시장이 돼야 완수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는 “자신이 65%의 지지를 받을 것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의 ‘감’대로라면 그는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이고 있던 여야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에 깜짝 당선되게 된다.

3월 말 열린 선관위 소수정당·무소속 후보 토론에서 이 후보의 ‘무덤덤함’이 주목을 받았다. 비록 메이저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공약을 부각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을 벌인 다른 후보들과 달리, 아무도 그를 호출하지도 않았다. 그도 다른 후보들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각 후보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11분입니다. 총량제예요. 그 안에 제가 준비했던 정책을 다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토론할 시간이 없었어요.” 이 후보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선거포스터 공보물에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참고하라고 적어놨지만 들어가 보면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대신 A4용지에 빽빽이 자신의 공약을 적어 사진으로 올려놨을 뿐이다.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맞을까.

“그럼요. 날마다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서대문구 안산에서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을 하고 왔는걸요.”

출마에 이르기까지 나름의 정치일정도 소화해왔다. 그는 SNS에 자신이 출마에 이르게 된 과정을 이렇게 적어놓았다.

“저는 분명히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후보신청도 했고 신지혜, 우상호, 박영선, 조정훈, 김진애, 안철수 후보께도 촛불혁명 후보단일화를 촉구했습니다. 제가 촛불혁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습니다. 서울과 우리나라를 위한 토론을 환영합니다.”

그러니까 저 후보들에게 후보단일화 논의를 제안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는 민주당·정의당 지지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촛불혁명이 성공하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정치민주화는 1987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데, 경제민주화는 촛불혁명으로 이제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점수를 매기면 정치민주화 점수는 53점, 경제민주화는 10점이라고 봐요. 1년에 1점 정도 올라가는 개혁은 너무 속도가 느립니다. 아무도 그 개혁속도를 빨리해야 한다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어요. 제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그런 정치경제 민주화를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겠죠.”

뭐 그렇다고 하자. 어쨌든 이 후보가 당선을 확신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기자님도 서울시민을 전부 다 아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10년 동안 인터넷에서 알려져 있습니다. 2012년부터 싸이월드·블로그 방문자 수가 하루 100명이 넘습니다.” 하루 100명? 그게 근거가 될까.

지난 2020년 총선 때 이 코너에서 인터뷰한 코리아당 류승구 대표는 자기 당 홈페이지 누적 방문자가 98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비례정당을 노렸지만 당시 이 당이 받은 투표수는 3만4013표. 전체 투표자수의 0.12%였다. 당연 이 당에서 비례 당선인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포함된 여론조사는 딱 한 번이 있었는데, 거기서 자신이 0.1%밖에 안 나온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는 기호순으로 물어봅니다. 자기가 1번 박영선을 지지한다고 답하면 끊어버리고 넘어가는 거죠.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않습니다.” 그의 번호는 14번이었다.

결국 그래서 4월 7일 그가 받은 최종 성적표는? 1664표. 0.03%다.

개표 다음 날 다시 통화하기로 했으나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신 문자로 보낸 선거 참여 소감은 다음과 같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촛불혁명에 도움이 되는 촛불이 되겠습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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