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울산 남구 한 초등학교 근처 테니스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학생과 교사 등 170여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이 학교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뉴스1 |
최근 학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늘면서 교육부가 목표로 한 1학기 내 등교 확대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교육부는 확산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를 3주 더 유지한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되면서 이달까진 현재의 등교 기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정부 방역수칙에 따르면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전교생의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다. 2.5단계로 격상되면 등교 인원은 전교생의 3분의 1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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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학교·학원 발 집단감염
대전에서 학원을 매개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학교, 가족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오후 대전 동구에 위치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하지만 최근 학교 내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A초등학교 발 감염의 확진자가 3명 더 확인됐다. 방과 후 강사 감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집단 감염으로 지금까지 총 29명이 확진됐다. 감염자가 A초교뿐 아니라 주변 3개 초교에서도 나와 학교 간 감염으로 번진 상태다.
서울에서도 학교 발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고교에서 학생 1명이 확진된 데 이어 지난 3일까지 7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들의 지인·가족을 포함하면 총 12명이 감염됐다. 강서구의 한 고교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현재까지 4명이 확진됐다. 8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 19명의 학생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학교뿐 아니라 학원 발 집단 감염도 발생해 학부모와 학생의 우려를 키운다. 9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의 한 학원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으로 현재까지 8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학원 수강생 중 11명이 확진된 뒤 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퍼지면서 확진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일부 학교에서는 교내에서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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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등교 확대'한다던 교육부 "지금 논의하기 어렵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최은화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코로나19 학교 방역 관련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1 |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추진하던 1학기내 등교 확대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치원과 초등 1·2학년 외에 다른 학년의 등교 확대가 적어도 1학기 안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유 부총리는 “중학교 등교수업 날짜가 적어 중학교 등교 확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개학 후 3월 학생 확진자 발생 비율이 전체 인구 감염 비율과 비교해 낮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교 안전성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7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회의에서도 “작년 12월 3차 유행의 파고 속에서 학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학생 감염이 급증하면서 교육부는 등교 확대에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4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은 확진자 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등교 수업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지만, 당장 등교 인원을 늘리거나 구체적인 기준을 바꾸는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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