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강남북 균형발전 프로젝트로 1호선 등 지하화 추진
전문가 "비용 문제와 교통난으로 쉽지 않을 것…장기 비전으로 봐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특별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종합대책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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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지상철 지하화 공약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상철 지하화는 강북과 강남의 균형발전을 위해 강북 지역에 위치한 1호선, 경의선 등 지상철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지상철이 지나는 해당 지역에는 숙원사업이자 개발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십조원에 달하는 공사비용과 장기간에 걸쳐 공사가 이뤄질 경우 교통난이 극심해져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무산돼던 이유도 여기에 있어서?다.
9일 인터넷 부동산커뮤니티 등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공약 중 하나인 지상철 지하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오세훈 시장의 2호선 지상철 지하화 공약이 기대된다', '지상철 지하화로 15분 슬세권 시대 실현'이란 오 시장의 선거 문구도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A씨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 한다면 하는 분이라 지하화한다고 하면 빨리는 안될 수 있어도 1년 내 성과를 내려 할테니 계획은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의 선거 공약인 지상철 지하화는 강남북 균형발전 프로젝트 1탄의 일환으로, 지하철 1~9선 지상구간 31.7㎞와 경인선 등 국철 지상철 86.4㎞ 구간을 지하화해 녹지, 도로,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개발 사업이다.
오 시장은 서울역~영등포역과 영등포역~금천구청역, 도봉산역~청량리역과 경인선, 중앙선, 경의선 등 국철을 구간으로 나눠 글로벌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핵심 기능을 유치하고 연트럴파크 등과 같은 공원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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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비용과 교통난이다. 2013년 서울시 용역결과에 따르면 지상철 지하화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예산은 총 38조원으로 추산됐다. 도시철도구간 지하화에 5조5000억원이 소요되고 국철 구간 공사에 32조6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38조원은 300만가구에 매년 3조원(2019년 지급기준)씩 12년간 근로·자녀장려금을 지급할 수 있는 막대한 비용이다. 사실상 중앙정부의 지원없이는 사업이 불가능한 셈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상철의 지하화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고 철도 운행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역대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해결이 되지 않은 문제다"고 말했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현재 운행되는 철도 구간을 공사하는 문제라 공사로 인한 교통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며 "지역주민에게는 숙원사업이라 필요하지만 비용조달 문제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현 가능성도 문제다. 오 시장은 선거공약을 통해 2023년까지 서울입체도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24년까지 중앙정부 및 코레일과 협의체를 구성해 지상철 지하화를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부터 실행계획을 수립한 뒤 시범구간에 대해 착공한 뒤 2025년부터 전구간에 대해 연차별로 착공 및 준공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의 임기는 1년 남짓에 불과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오 시장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데는 찬성한다"며 "소음이 발생하는 교통시설을 땅 속으로 넣어서 지상구간은 정주공간으로 한다는 것인데 컨셉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 책임연구원은 "단기간에 지상철을 지하화하겠다기보다 장기적으로 서울의 개발 비전을 제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또 지상철을 땅속에 묻고 그 위에 주택을 세우거나 할 경우 땅값이 올라갈 수 있어 주택공급난을 해결하는데 유의미한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차라리 지하화 비용으로 지하철 10호선을 추가로 파고 다른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는 등 유연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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