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의 드라이버 스윙. |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1부 무대 수준에 적응하려고요."
9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친 배경은(36)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14년 은퇴했다가 7년 만에 투어에 복귀한 배경은은 전날 복귀 무대 첫날에 실수를 연발하면서 6오버파 78타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쥐었다.
복귀를 앞둔 지난 1월 손목 인대 재건 수술을 받느라 2주밖에 훈련을 하지 못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지만,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컷 통과가 가물가물해졌기 때문이다.
배경은은 2라운드에서 한층 까다로워진 버디 4개를 잡아낸 덕에 타수를 지킬 수 있었고, 순위도 껑충 뛰어 컷 통과 순위 이내로 진입했다.
은퇴 전 KLPGA투어에서 3차례 우승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까지 진출했던 배경은은 레슨, 골프 방송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다 지난해 연말 시드전에 응시, 올해 KLPGA투어에 복귀했다.
"오랜만에 투어 대회에 복귀하니 무엇보다 걸어서 18홀을 돌아야 하는 게 아직은 생소하다. 걷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배경은은 "무엇보다 빠르고 단단한 그린을 접하니 비로소 내가 1부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이 실감 난다"고 말했다.
배경은은 또 쇼트게임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다행히 비거리에서는 젊은 후배들에 크게 뒤처지지 않았고 샷도 크게 빗나가지 않았지만, 그린을 놓쳤을 때는 어김없이 파세이브에 실패한 것은 쇼트게임 실력이 아직 투어 수준보다 모자란다는 자기 진단이다.
"그래도 잘하면 버틸 수 있겠다는 희망도 봤다"는 배경은은 "일단 상반기는 천천히 1부 무대의 코스 수준에 적응하고 차근차근 쇼트게임 실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1, 2라운드를 고교생 아마추어 황유민(신성고3년), 열네살 어린 황정미(22)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배경은은 "너무 심각하게들 경기해서 말을 붙일 여유가 없었다"면서 "생존 경쟁의 전쟁터 같은 투어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잖아요!"라며 특유의 씩씩한 목소리로 외쳤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