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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오세훈이 당긴 방아쇠, '재건축' 넘어 서울전역 확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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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위축‧상승세 둔화 속 재건축 집값 꿈틀 재건축이 시발점 vs 추가 상승 여력 부족 [비즈니스워치]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서울 재건축 단지 집값에 불이 붙었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앞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기대감이 커진 까닭이다.

관건은 이 불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할지 여부다. 이미 집값이 많이 올랐고, 정부가 주택공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주택시장은 상승폭을 축소하고 거래는 위축된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언한 재건축 규제 완화가 시장을 뒤흔들 최대 변수다.

당분간 재건축 단지들의 집값은 큰 폭으로 요동칠 전망이다. 다만 불길이 주변으로 옮겨 붙을지, 재건축 단지에 국한할지 시장에서도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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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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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 불붙었다

재건축 단지 집값은 4.7재보궐선거 이전부터 불이 붙을 조짐을 보였다. 여야 후보 모두 재건축 관련 일부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공언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서울시장 당선인)가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앞섰기 때문이다.

선거 이후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 12차 전용 182㎡는 지난 1월 5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목동 신시가지2단지 전용 97㎡도 지난 2월 20억4000만원에 거래돼 2개월 만에 2억원 가량 올랐다.

선거 직전인 지난 5일에는 압구정 현대7차 전용 245㎡가 80억원에 거래되는 등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이같은 집값 상승세는 정부 통계에도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5%로 전주 수준을 유지한 반면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상승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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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송파구(0.1%)는 방이동 재건축과 문정‧신천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강남구(0.08%)는 압구정과 개포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는 게 한국부동산원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이 당장 재건축 규제를 전면 완화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에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내면서 재건축 단지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서울 전역으로 불길 번질까

강남 재건축 단지는 수도권 집값 향방을 좌우하는 바로미터다. 재건축 단지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면 주변 단지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이는 서울 전역을 넘어 수도권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취임 초부터 강남 재건축 시장을 정조준했다. 재건축 시장에서 투기수요 차단을 목적으로 조합원 양도지위를 막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정상화 등 재건축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강력한 규제는 오히려 재건축 단지들의 희소성을 높여 집값이 이상 급등하는 역효과를 낸 바 있다. ▷관련기사: [불붙은 강남집값]①왜 다시 뛰나(2018.01.19)

이유는 다르지만 최근 상황도 3년 전과 유사하다. 재건축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와 최근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주택공급 확대로 인해 수도권 집값은 상승폭을 줄이며 주춤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재건축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재건축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무주택 실수요자를 비롯해 시장에선 재건축 영향이 주변으로 확산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택시장은 거래가 줄고 상승폭도 축소되는 분위기였지만 재건축 단지들은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상승했다"며 "올해도 전체적으로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는데 재건축 이슈가 더해지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완화에 따른 개발 이슈가 있는 압구정이나 여의도, 목동과 잠실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그 자체로 상징성을 갖고 주변도 들썩이게 만든다"며 "재건축은 정책에 굉장히 민감한 시장이고, 다수의 사업장이 존재하는 서울에선 재건축 단지들이 전체 시세통계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서울 전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과거와 달리 집값이 크게 올랐고 상승세도 몇 년째 지속돼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재건축 규제가 다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층수나 용적률 등의 규제는 완화될 수 있어 이런 기대감이 재건축 단지 호가에 반영될 수 있다"면서도 "수혜 단지들은 여의도나 목동, 강남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로 기본 가격대가 있는 곳이라 무주택 실수요자보단 자금여력 있는 다주택자들이나 매입 가능한데 지금의 시장 상황에선 이들이 참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 소형 아파트도 10억원까지 가격이 올랐고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주변 단지들까지 따라 오르기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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