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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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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전 의원 “조국 한 사람 지키려 온 국민 갈등 내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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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갈라치기, 반성 필요”

한겨레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이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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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쓴소리를 냈던 초선그룹 중 한 명인 김해영 전 의원이 4·7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전면 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조국 사태에서 당이 큰 실책을 했다”며 당시 민주당 지도부의 ‘갈라치기 정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해영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지역주의가 한창이던 지난 1995년 민선 1기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당시 노무현 후보가 37%를 득표했다. 이번 김영춘 후보의 득표가 34%”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보수 진영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이토록 짧은 시간 만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적었다. 김 전 의원은 이를 “민심이 저희 민주당에 매서운 회초리로 성찰과 혁신을 명령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을 위해 △조국 사태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불법 여부를 떠나 조국 전 장관이 보여준 자녀 교육에서의 특권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우리 민주당에서 도저히 옹호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당시 민주당 지도부가 ‘조국 반대는 검찰개혁 반대’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가지고 나왔다”고 했다. “검찰개혁은 핵심적인 부분이 입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조국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었고 “조국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 이렇게 국민들을 갈라치고 갈등을 조장해도 되는 것인가 회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당이 어떤 이유로 그런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주된 책임 있는 사람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의 ‘윤석열 찍어내기’도 비판했다. 그는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다. 윤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내려다 법원에 의해 번번이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대통령의 사과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짚었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에 대해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도 이를 안착시키기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검수완박을 도대체 무슨 이유로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정권에 대한 수사를 하던 전직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은 있지만, 검수완박을 추진하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 사퇴의 빌미만 주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은 엘에이치 사태가 아니더라도 조국 사태와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의 충돌 등으로 인해 이미 민심이 그로기 상태였다”고 적었다.

김 전 의원은 검찰개혁에 기울인 당력을 부동산 문제에 쏟았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개혁도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것이 민생에 우선할 수 없다”며 “우리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하듯 부동산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였다면 지금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제의 처참한 패배가 당이 환골탈태하여 새로워지고, 민생과 국민 통합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좋은 약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다음은 김 전 의원의 글 전문.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뼛속 깊이 새기겠습니다.

먼저 어려운 여건에서도 투혼을 보여준 김영춘, 박영선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헌신적으로 선거운동에 임해주신 당원 여러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저희 민주당은 큰 패배를 당했습니다.

지역주의가 한창이던 지난 1995년 민선 1기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당시 노무현 후보가 37%를 득표했었습니다.

이번 김영춘 후보의 득표가 34%입니다. 상대 후보와 비교해 정치적 역량과 도덕성 등 인물 경쟁력에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것은 민심이 저희 민주당에 매서운 회초리로 성찰과 혁신을 명령한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민주당은 보수 진영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런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이토록 짧은 시간 만에 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입니다.

지금 당의 모두가 성찰과 혁신을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을 위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입니다.

조국 사태에서 저는 우리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조국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달랐을 것입니다. 그와 같은 국민적 저항 속에서 조 전 장관을 밀어 붙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불법 여부를 떠나 조국 전 장관이 보여준 자녀 교육에서의 일반적인 행태를 뛰어 넘는 특권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우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도저히 옹호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당시를 회상해보겠습니다. 조국 전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전전긍긍하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어느 날 이상한 프레임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조국 반대’는 ‘검찰 개혁 반대’이고 이는 ‘적폐세력’이라는 프레임입니다.

검찰개혁은 핵심적인 부분이 입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검찰개혁을 조국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였습니다. 당에 충성도가 높은 열성 지지자들에게 이러한 프레임을 제시하는 지도부의 모습에서 저는 과연 정치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조국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서 이렇게 국민들을 갈라 치고 갈등을 조장해도 되는 것인가, 라고 회의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21대 총선 당시에는 청년 인재를 영입해 놓고 조국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무서워 한동안 청년 영입 인재들이 인터뷰를 못하게 되는 촌극까지 벌어졌습니다.

처음 한 사람이 조국에 대한 질문에 조국을 옹호하자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다음 영입 인재가 같은 질문에 이번에는 조국에 비판적인 언급으로 당원들에게 비난을 받게 되자 당에서 취한 조치였습니다.

이것은 이 당시 이미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너무나 컸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이렇게 조국 한사람을 지키기 위해 이상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국민들을 갈라 치고 갈등을 조장했음에도 이후 당에서 누구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당심과 민심의 간극을 줄이고, 진정한 성찰과 혁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당시 조국 전 장관 사태에서 당이 어떠한 이유로 그러한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그러한 국민적 분열을 야기한 주된 책임이 있는 사람의 진정성 있는 반성이 필요합니다.

추미애 전 장관, 윤석열 전 총장과 관련한 부분입니다.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 내려다 법원에 의해서 번번히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대통령의 사과에까지 이르게 하였습니다.

검찰의 중립성이라는 측면에서 정권에 대한 수사를 하던 전직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은 있지만, 검수완박을 추진하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 사퇴의 빌미만 주고 말았습니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도 이를 안착시키기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지금 검수완박을 도대체 무슨 이유로 주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있는 부산은 LH 사태가 아니더라도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의 충돌, 비례 위성정당 창당, 두 전직 시장의 사퇴 등으로 인해 이미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그로기 상태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검찰개혁을 강조하여 오랜 기간 당력을 검찰개혁에 쏟아 부었습니다.

검찰개혁도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것이 민생에 우선할 수 없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하듯 부동산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였다면 지금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전직 의원으로서 국민 여러분들께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부동산 정책은 표를 염두에 두어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지지율이나 표에서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더라도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때 부동산은 안정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의 힘 정책의 결정적인 차이는 남북관계에 대한 해법에서의 입장 차이와 민주당이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에 상대적으로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런데 실상 우리 민주당 정부에서 부동산 격차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격차가 오히려 확대된 측면이 있습니다. 너무나 뼈아픈 대목입니다.

어제의 처참한 패배가 당이 환골탈태하여 새로워지고, 우리 민주당이 민생과 국민 통합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좋은 약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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