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충원 참배로 임기 시작…‘다시 뛰는 서울시 바로서는 대한민국’ 남겨
직원들에겐 “옛날에 일 많이 시켰지만…걱정 안 해도 된다” 농담도
오 시장은 첫 일정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시작했다. 오 시장은 광진구 자택에서 캠프차량을 통해 오전 8시께 현충원에 도착했다. 검은 정장에 검은색 구두 차림으로 현충원에 들어선 오 시장은 단단한 매무새로 긴장감 있게 입장했다. 이날 오 당선자는 현충원 위패봉안관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다시 뛰는 서울시 바로 서는 대한민국’이라고 남겼다.
제38대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신임 시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 본관에서 첫 출근 소감을 전하고 있다.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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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충원에는 서울시에서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과 김태균 행정국장만 동행했다. 지난 33대 때 동참했던 25개 서울 자치구 구청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일반인 출입도 통제돼 있어 참배는 경건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오 시장 역시 장소에 맞는 엄숙한 모습으로 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 첫 날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뒤 남긴 방명록.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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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역시 현충원에서는 기자단 질의에 간단하게 답했다. 그는 첫 일정에 나선 소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어려운 서울시민 여러분을 잘 보듬고 챙기는 그런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향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공동 대응 방안을 묻자 “어제 브리핑 때 말씀드렸다”고 간단히 답했다.
오 시장 얼굴에 웃음기가 드리운 건 서울시청을 들어서면서부터다. 현충원 일정 직후 오전 8시 50분께 서울시청사로 이동한 오 시장은 환영 인파와 취재 인파가 뒤섞여 북적대는 시청 앞에 상기된 표정으로 재등장했다. 현재 서울시가 사용하는 신청사는 오 시장 때 난관을 뚫고 계획한 곳이지만, 무상급식 논란 속에 그가 사퇴하면서 박원순 전 시장부터 사용하게 된 공간이다. 시청에 입성하는 오 시장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제38대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신임 시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 본관에 출근, 직원들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은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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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청에 들어서자마자 동서남북을 향해 연신 꾸벅 인사를 한 뒤, 직원들이 전하는 꽃다발을 받아들고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주위를 둘러봤다. 마스크 밖으로 보이는 눈매에선 한껏 웃음기가 배어나왔다. 이어 “첫 출근을 환영해주시는 서울시 직원 여러분을 보니 정말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오늘부터 서울시는 다시 뛰겠다”며 “비록 임기 1년 남짓의 보궐선거로 당선 됐지만 최선을 다해서 그동안 미흡했던 점 보완하겠다. 여러분의 도움을 받아서 여러분의 노력으로 바꿔가게 될 것”이라고 입성 소감을 전했다.
10년 만에 다시 보는 직원들을 다독인 인삿말에선 한층 부드러워진 연륜과 리더십이 묻어났다. 그가 “제가 옛날에 시장할 때 너무 많이 일을 시켰다고 지금 벌써 걱정들 많이 하신다는 말씀 들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능청스럽게 말하자 직원들 사이에선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는 듯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오 시장은 지난 2007년 업무성과가 낮은 실국본부별 하위 3% 명단을 의무적으로 선정해 재교육 시키는 '3%룰'을 도입하는 등 서울시 조직의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이어 “과거 5년동안은 머리로 일했지만 이젠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겠다. 제가 정말 솔선수범 열심히 뛰어서 어려움에 처한 코로나와 경제난 앞의 시민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보겠다”고 말한 뒤,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시청 직원들과 재회한 오 시장은 뒤이어 9시께 시장 집무실에 들어가 사무 인계인수에 나섰다. 서정협 행정1부시장, 김학진 행정2부시장, 황인식 대변인, 조인동 기획조정실장, 김태균 행정국장이 배석했다. 오 시장은 이곳에서 서울시 주요추진 현황과 사무인수인계서 3권을 받아 들고 펼쳐보다가 “다 읽고 서명하면 너무오래 걸릴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이게 다 숙제고 공부할 것들”이라며 사무인수인계서 3권에 각각 세차례 서명했다.
오 시장은 임기 첫날 민주당이 90%를 차지한 시의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시의회 의장실에 방문해 김인호 의장 등과 인사할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11시 20분께 출입기자실 방문해 기자단과 상견례에 나선다. 점심 이후 오후엔 서울 1호 예방접종센터가 있는 성동구청 대강당을 찾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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