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를 거듭하던 옛 선거들과 달리 야권 단일화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음에도 공식선거운동 기간 매일 오 당선인 지원 유세에 나서며 차기 대선 구도에서 '숨은 승리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완승을 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참패를 하며 안 대표의 머릿속이 오히려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 정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시점에 여권 유력 차기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친문(친문재인계) 사이의 분화를 점치고 있다. 야당이 여권 재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안 대표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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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만약 서울, 부산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겼거나 1대1 결과가 나왔다면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나쁘지 않았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이 완승한 결과가 나온 이상 안 대표와 그와 함께 하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선출되지 못한 안 대표의 선택지는 '자의반 타의반' 내년 대선이다. 서울시장 선거 '주인공'이 되지 못한 안 대표는 대신 내년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얻었다.
국민의힘이 완승을 거두지 않았으면 안 대표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분석은, 안 대표가 여권 분화와 맞물려 '4자 필승론'이라는 시나리오를 그릴 가능성이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앞선 인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선출됐던 지난 13대 대선을 언급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사면복권하며 야권 후보로 김영삼(YS), 김대중, 김종필(JP)이 출마할 수밖에 없는 구도를 만들었다"며 "군사정권을 끝내야 한다는 민주화 열망이 큰 시절이었음에도 결국 야권 후보 3인이 표를 나눠 가져가며 '노태우 대통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지대 정치를 9년여 간 이어 온 안 대표는 이번 보선을 앞두고 '돌연' 야권 통합의 기치를 먼저 들고 나왔다.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단일 후보로 선출되지 못하더라도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권교체의 절박함을 국민들에게 어필하며 먼저 희생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단일화 경선 패배 역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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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패배 혹은 신승을 했다면 역설적으로 자신의 입지가 더 강화됐겠지만 서울, 부산에서 모두 완승하며 야권의 무게추는 국민의힘에 더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상대적으로 제3지대에 있는 안 대표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단일화 협상 직전 "후보가 되지 못하더라도 합당하겠다"고 선언했던 안 대표는 오 당선인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자들의 거듭된 합당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안 대표는 이날 자정께 오 당선인의 당선 확정 후 함께 한 자리에서 합당 논의 진행 방향에 대한 질문에서도 "이날 오전 9시에 최고위가 재개된다. 그때 여러 가지 사안들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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