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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따뜻한 봄이 왔다" 쪽지 받은 윤석열, 합당 나서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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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해진 야권 대선주자들

윤에게 야당 의원이 “함께하자”

안, 합당 후 당대표 출마설도 돌아

홍준표, 김종인 나가면 복당 신청

유승민, 집단지도체제 전환 목소리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서 야권 대선 주자들도 덩달아 힘을 받게 됐다.

당장 정치권의 시선은 야권의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로 모아진다. 그는 이번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았다. 대신 언론을 통해 “(이번 선거는)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 등의 메시지를 던지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로선 어떤 방식으로 정치권에 진입하느냐를 정해야 한다. 그동안은 “중도 확장성을 고려해 국민의힘에 바로 입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제3지대의 안철수’ 대신 ‘국민의힘 오세훈’이 선택받는 모습을 지켜본 만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조금 커졌고,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일보

야권 대선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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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관계자들도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 대로 윤 전 총장과의 회동부터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최근 윤 전 총장에게 책을 선물하면서 ‘따뜻한 봄이 왔다. 이런 나라를 다시 경험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 함께하자’는 쪽지를 함께 넣은 국민의힘 의원도 있다고 한다.

야권의 키맨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론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8일 국민의힘을 떠날 예정이지만, 당 내엔 “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 등 제3지대의 후보들과 당을 이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가 많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에 “윤 전 총장이 보자고 하면 만날 것이다. 그가 잘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딸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5월께 새로운 정치 플랫폼을 만들어 윤 전 총장을 대선후보로 관리한 후 특정 시점에 제1 야당과의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는 분석도 있다.

“김종인, 윤석열과 국민의힘 가교 가능성”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얻은 게 있다. 단일화 경쟁에선 졌지만 최선을 다해 오세훈 후보를 도우며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킨 안 대표야말로 진정한 승자”(원희룡 제주도지사)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가 보여준 깨끗한 승복을 두고도 “대선 도전이나 야권의 킹메이커 역할 등 정치적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는 이미 오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말미에 ‘선거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제안했다. 그런 만큼 안 대표가 곧 있을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하는 등의 방식으로 양당의 결합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의 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자 국민의힘 기존 당권 주자들이 ‘선(先) 전당대회, 후(後) 합당론’으로 견제에 나서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자정 무렵 오 후보와 함께 기자들 앞에 서서 "이제 시작이다. 야권의 책임있는 분들이 정권교체를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주가 상승을 계기로 이미 대선 도전을 선언했던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선거전에서 왕성하게 움직였다. 거리 유세 때는 오 후보 옆에서 조연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고, TV와 라디오 인터뷰에 자주 등장해 여당 공격수를 자임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이들 사이에선 “유승민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와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등 당내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 전 의원 측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로 공개활동을 하기가 여의치 않다. 우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담이나 메시지를 내는 식으로 활동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내년 지사 불출마 선언도 검토

일찌감치 대선 도전을 선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당내외 인사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그 역시 이번 선거 국면에서 중앙정치와 관련된 현안에 자기 메시지를 자주 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공시가격 인상에 목소리를 높여 온 그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국토부는 제주와 서초가 지적한 수많은 문제 중에 한두 가지 깃털을 부여잡고 변명을 한다”고 썼다. 원 지사는 대선을 향한 진정성과 절박함의 징표로 내년 지방선거 제주지사 불출마를 선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친정 복귀를 모색하고 있다. 불편한 관계였던 김종인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떠나는 대로 곧 복당을 신청할 계획이다. 홍 의원은 이날 출구조사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정신차리고 더 이상 국민들을 핍박하지 말라”고 글을 올렸다.

홍 의원과 가까운 관계자는 “홍 의원이 전국을 돌며 시민과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선을 준비했던 방식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 밖에 확실한 야당 측 인사로 보기는 어렵지만, 월성 원전 감사로 현 정부와 대립했던 최재형 감사원장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전격적인 등판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최 원장의 경우 자녀 입양 등 ‘미담 제조기’로 불리며 보수층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김 전 부총리도 경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앞세운 대선 도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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